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아이에게서 배우는 AI 강화학습

기사입력 : 2019년04월22일 08:00

최종수정 : 2019년04월22일 08:00

우리는 어떻게 배우는가

필자가 처음 영어 공부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들어가기 전, 초등학교 6학년 때로 기억한다. 아마 공책에 a, b, c, d 알파벳을 필기체와 출판 서체로 연습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 영어로 배운 첫 문장이 “I am a boy,아니면 “You are a girl” 이 아닌가 생각한다.

        김정호 교수

본격적으로 영어를 공부한 시기는 고등학교 때이다. 그때 사용했던 영어 교재가 ‘성문종합영어’, ‘영어의 왕도’ , 그리고 ‘1200제’였다. 특히 그 중에 가장 어려운 교재가 ‘1200제”이었는데 아마도 일본 참고서를 번역한 책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렇게 영어 공부를 시작할 때 재일 재미없었던 부분이 문법을 외우는 과정이었다. 명사, 대명사, 동사, 가정법 등 외우는 내용도 많고, 예외도 많았다. 그 규칙을 파악하고 외우고 이를 토대로 문장을 이해하고, 해석하고 작문하였다.

인공지능에서도 전통적으로 이와 비슷한 학습 방법을 써 왔다. 전통적 인공지능에서는 먼저 뇌와 지능의 동작 원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추어 모델을 세우고 이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구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인간의 뇌의 동작을 인간의 논리로 파악하려 하는 방법이다. 영어 배울 때 문법으로 언어를 배우려는 시도와 같은 방법이다.

성문종합영어 참고서 내의 영어 문법과 작문 부분, [출처: tistory]


하지만 최근 딥뉴럴네트워크(DNN)으로 표현하는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제공하고 그 데이터를 통해서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을 ‘머신러닝'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데이터를 믿고 학습한다. 이러한 머신러닝 학습 방법 중에서 인공지능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최적의 답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등장했는데, 이를 ‘강화학습(RL: Reinforcement Learning)’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컴퓨터 스스로가 자율학습을 해서 지능을 쌓아가는 방법이다.

아기가 처음 말을 배울 때 하는 말을 ‘옹알이’라고 한다. 옹알이를 통해서 엄마와 소통하면서 말을 배워나간다. 그때 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 ‘맘마’, ‘아빠’ 와 같은 단어들이다. 맘마라고 부르면 엄마가 우유를 주고, 엄마라고 부르면 엄마가 따뜻한 눈길을 주고 사랑으로 안아준다. 이처럼 아기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는 아기가 주변 환경과 교류하면서 보상을 얻는 과정에서 말을 배운다. 우리처럼 문법을 통해서 배우지 않는다.

또한 아기가 걸음마를 배우는 과정도 비슷하다. 걷고, 넘어지고 다치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장 아장 걷기를 배운다. 이때 환경은 거실 마루이고, 보상은 걷는 기쁨과 엄마의 웃음이다. 이처럼 주변환경 속에서 행동하고 보상 받으면서, 그 결과 최선의 결정과 행동을 하면서 학습하는 방법을 ‘강화학습’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그래서 강화학습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배우는 학습 방법이다.

아기가 옹알이를 하며 말을 배우고 있다. [출처: tistory]


시행착오 통한 강화학습, 로봇과 게임에도 적용 가능

강화학습에서는 주변 환경(Environment)이 있고 그 상태(State)를 벡터로 표현한다. 다양한 시도(Action)와 보상(Reward)를 얻으면서 스토리(Episode)를 만들고, 그 결과로 환경을 파악해 간다. 이렇게 시행착오를 거쳐서 학습하게 된다. 그리고 최적의 정책(Policy)을 찾아간다.

생쥐의 미로 찾기 게임이 강화학습의 좋은 한 예가 된다. 이 때 미로의 구조가 환경이 되고, 최종적으로 치즈를 먹게 되면 보상을 얻게 된다. 그렇지만 최단 시간 내에 찾아야 하는 조건이 붙게 된다. 이처럼 각 상태에 따라 미래를 정할 수 있고, 과거는 묻지 않는 조건을 강화학습에서는 마르코프(Markov) 조건이라고 한다. 강화학습을 적용하려면 마크코프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과거는 묻지 않고, 현재 상태로만 그의 미래를 점치는 조건이다. 과거까지 따지면 너무 복잡해서 보상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강화학습은 로봇의 걷기 제어에도 적용될 수 있다. 로봇이 넘어지고 걷기를 반복하면서 인간에게 가까운 최적의 보행 제어를 이러한 강화 학습 방법으로 찾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러한 학습은 드론의 조종, 헬리콥터 조종, 항공기의 조종 제어에 사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율주행 자동차의 자동 운전에 강화학습이 사용되어 주어진 조건(State) 에서 최적의 자율 운전을 할 수 있다. 이때 최종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이 연료비의 절약이나 사고율 저하, 안전성 향상 등이 될 수 있다.

이때 시행착오의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자동차를 부수기에는 비용이 비싸다. 경우에 따라 시행과 보상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신 하기도 한다.

강화학습은 게임에 적용되기도 한다. 블록깨기(Atari Breakout)게임을 강화학습으로 하는 경우 금방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돌이 블록 뒤로 들어가면 여러 번의 반사과정을 반복하면서 저절로 대부분의 블록이 격파되고 점수가 올라간다.

그래서 강화학습을 수행한 컴퓨터와의 인간과의 게임이 이제 더 이상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이런 경우뿐만 아니라 주식투자, 재고관리, 웹사이트의 광고 배치, 상품추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결정을 인간을 대신해서 할 수 있다. 인간처럼 이 때 보상은 경영상 이익이 된다. 컴퓨터는 졸거나, 피곤해 하거나, 술을 마시지도 불평하지도 않는다. 강화 학습으로 훈련한 보상 체계만 따를 뿐이다.

생쥐 미로게임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치즈를 얻는 길을 찾는 인공지능 강화학습의 내부 구조, [출처: KAIST]
강화학습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컴퓨터의 블록깨기(Atari Breakout) 게임, [출처:Ecosia]


강화학습은 인공지능의 '무기' 

이와 같이 강화학습은 데이터와 정답 없이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다. 공부로 치면 자율학습 공부 방법이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이용해서 학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 해야 한다. 데이터 수거 장치, 전송 장치, 저장 장치에 투자해야 한다. 5G 무선 통신도 투자 비용이 크다. 그러면서도 데이터를 모으려면 개인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개인 정보 보호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만 강화학습은 데이터 없이 학습한다. 인공지능이 점점 강력해지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joungho@kaist.ac.kr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사진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