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수출·투자 정반대 분석
"설비투자 감소폭 축소…의미있는 개선 아냐"
"전반적인 수출 부진"…5월 1~10일 수출 전년비 6.4%↓
문 대통령, 2주년 대담서 "수출·투자 부진 서서히 회복"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경제 상황은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출 및 투자가 좋아지는 추세라는 발언을 내놓은 지 일주일도 안 지나서 정반대 분석이 나온 셈이다.
KDI는 5일 'KDI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요 위축이 일부 완화했으나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 15.5% 감소했다. 지난 2월(전년동월대비 -26.8%)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줄었지만, KDI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KDI는 "의미 있는 개선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KDI는 "4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이 전월(-58.5%)과 유사한 -53.6% 증가율을 기록했다"며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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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 전경 [사진=뉴스핌DB] |
건설투자도 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건설기성은 전년동월대비 2.9% 감소했다. 지난 2월(전년동월대비 -12.2%)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줄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주택 착공은 전년동월대비 44.9% 줄었다. 건축 허가 면적도 8.4% 감소했다.
KDI는 "건설기성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주거 건축을 중심으로 선행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부진도 꼬집었다. 지난 4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0% 감소했다. 3월 수출 실적(전년동월비 -8.2%)과 비교하면 감소폭이 줄었다. 반면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일평균 수출액은 3월 -4.5%에서 4월 -5.8%로 확대됐다.
KDI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감소폭이 축소됐다"며 "전반적인 수출 부진은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수출 불안은 5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10일 수출은 13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4%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 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20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3.6% 감소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KDI와 정반대 해석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열린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다행스럽게도 3월에는 저성장 원인이었던 수출 부진, 투자 부진 이런 부분들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고 지금 좋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KDI는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 소비 둔화 추세가 완만해진다고 분석했다. 또 생산은 서비스업생산이 소폭 증가했지만 광공업생산은 감소세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