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란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미국 국무부가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 일부에게 즉각 철수할 것을 지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 대사관에서 긴급 업무 담당자를 제외한 직원들은 상업 운송수단을 이용해 가능한 한 빨리 철수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란과 연계한 이라크 내 무장세력이 이라크 내 미국 시민과 군인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이번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과 북부 에르빌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일반 비자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고, 미국 정부가 이라크 내 미국 시민에게 긴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국무부는 밝혔다.
지난 12일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라크 내 모든 미국 국민에게 경계 경보를 내린 바 있다.
지난해 이란 핵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기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 등 8개국에 한시적으로 부여하던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 조치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이란의 원유수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미국은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에 대한 이란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정보를 근거로 들며 걸프 지역에 항공모함과 폭격기 'B-52'를 파견했다.
특히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 등 상선 4척을 공격해 피해를 입힌 배후에는 이란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이 지목하자 중동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이란은 이번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이번 공격에 대해 "걱정스럽고 끔찍하다"며 사안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이란과 연계한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시설에 드론 공격을 예고한 후, 14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석유 펌프장 두 곳이 폭발물을 실은 드론의 공격을 받는 일도 발생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 광물부 장관은 이번 공격을 세계 글로벌 석유 공급에 대한 ‘테러 행위’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중동지역에 미군을 12만명까지 추가 증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부인했지만, “만약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한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군대를 (중동 지역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수 년 간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 왔으나, 코너에 몰린 이란 정권이 돌발적으로 미국 군인과 국민을 공격하는 등 정면으로 미국에 군사 도발을 감행하거나 대리전을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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