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 받아야 생존 가능
생산 절벽 및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 제기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르노삼성 노사가 11개월 만에 마련한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신차 물량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향후 생산 절벽과 그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22일 르노삼성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전날(21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실시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찬성 47.8%, 반대 51.8%로 협상안이 부결됐다.
앞서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 16일 기본급 동결 보상금 100만원, 성과 및 특별 격려금 976만원, 생산격려금(PI) 50% 지급과 근무 강도 개선 방안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후 총 2219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찬반 투표에서 부쳤으나 과반 이상 찬성표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르노삼성 부산 공장 [사진=르노삼성] |
부산공장 기업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찬성 52.2%, 반대 47.2%로 노조 출범 이후 1차 투표결과로는 역대 최대 찬성률을 보였다. 하지만 영업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찬성 34.4%, 반대 65.6%로 표를 던져 이번 투표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향후 노사 협상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현재 르노삼성은 올해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을 배정받는 것이 생존을 위한 시급한 과제다. 이번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로 노사 갈등이 지속돼 르노 본사가 신규 물량을 르노삼성에 배정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지난해 21만대의 차량을 생산했는데 그중 절반인 10만대가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이었다. 하지만 로그 위탁생산 계약이 올해 끝나 이를 메울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부산공장은 내년부터 생산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르노삼성은 당초 내년 출시되는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배정받아 닛산 로그의 공백을 메울 계획이었다. 르노삼성이 XM3 개발에 직접 참여한데다 내수용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도 갖출 예정이기 때문이다.
연간 8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XM3 수출 물량을 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10만대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현재 2교대 근무 형태를 1교대 근무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이 이번 부결의 원인으로 꼽히는데, 아무튼 향후 일정을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라며 "신차 물량 배정을 어렵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고 향후 공장 철수까지 고려해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