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군당국이 중동 오만 해에서 피격 당한 두 척의 유조선 가운데 한 척에서 이란 군이 기뢰를 제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1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날 밤 미국 중부사령부는 피습 유조선인 일본 해운회사 고쿠카(国華)산업 소속 '고쿠카 코레이저스'호의 측면에서 이란 군 소속 선원들이 보트 위에 올라 기뢰를 제거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공개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사진= 미국 중부사령부 홈페이지 영상 캡처] |
당시 현장을 비행하던 미국 군용기가 촬영한 이 영상에는 이란 군인들이 소형 보트 한 척을 타고 고쿠카 코레이저스호의 측면으로 접근한 뒤, 선체에서 물체를 제거하는 모습이 담겼다. 중부사령부는 이 물체가 기뢰일 가능성이 크며, 폭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뢰 제거 작업을 한 군인들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대원들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트는 미국 구축함인 USS베인브릿지뿐 아니라 미군 드론, 미 해상초계기 P-8이 4시간 동안 피격 현장에 머문 뒤에도 이런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이란 측이 이번 공격에 가담했다는 증거를 회수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 해에서 일어난 대형 유조선 두 척의 피격 사건의 책임은 이란에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같은 평가는 첩보와 사용된 무기, 공격 수행의 정교함, 이란의 최근 선박에 대한 공격 등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증거는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은 6월 13일 발생한 유조선 사고와 관련해 미국의 근거없는 주장을 분명하게(categorically) 거부하고, 가능한 강력한 표현(terms)으로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동 시각으로 이날 오전 오만 해상에서 고쿠카 코레이저스호 뿐 아니라 노르웨이 선사 프런트라인 소유의 '프런트 알타이르'호도 피격됐다. 사고 당시 두 유조선 간 거리는 직선으로 약 50km 정도였다.
프런트 알타이르호는 어뢰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런트 알타이르 호는 화재가 발생한 후 침몰했다. 다행히 고쿠카 코레이져스 호와 프런트 알타이르 호의 선원 각각 21명과 23명 모두 무사히 탈출했다.
피격 당시 고쿠카 코레이져스호는 메탄올 2만5000톤(t)을 싣고 싱가포르와 태국을 향하던 중이었으며 프런트 알타이르호는 에탄올을 싣고 대만으로 가던 중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발생한 이번 공격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대(對)이란 매파들의 입지가 더 커질 수 있다고 CNN방송은 바라봤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