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소유주 이 씨, 페이퍼컴퍼니 통해 회삿돈 500억원 빼돌려
‘묻지마’식 연쇄 기업사냥…주주 1만 명에 피해금액 1000억 추산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회삿돈 500억원을 빼돌리는 등 소액주주 최대 1만명에게 피해를 입힌 코스닥 상장사 지와이커머스의 실소유주 등 경영진 4명이 구속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태권 부장검사)는 “지와이커머스를 무자본 인수 후 회사 자금을 빼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게 한 ‘기업사냥’ 조직을 적발, 실질사주 이 모(62) 씨 등 경영진 4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형의로 구속 기소하고 2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2017년 4월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전문 회사 지와이커머스를 무자본 인수한 뒤 자신의 처남, 조카 등 친·인척과 지인 등을 경영진 자리에 앉혔다.
이 씨 일당은 이후 같은 해 8월부터 작년 12월까지 회사 보유 자금 약 500억원을 페이퍼컴퍼니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인수 회사에서 스스로 수억 원대 연봉을 책정해 중복 지급받거나 벤츠-마이바흐 등 최고급 외제 차량을 회사 명의로 빌려 개인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카드로 유흥업소를 드나든 정황도 확인됐다.
또 최근에는 지와이커머스에서 빼돌린 자금으로 조선기자재 제조업체를 인수하려다 실패하면서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이 씨는 2011년에도 같은 수법으로 다른 회사의 자금 수 백억 원을 빼돌려 처벌을 받은 이후에도 이 자금을 이용해 회사 두 곳을 또다시 인수,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타깃이 된 회사는 과다한 부채와 자본잠식 등으로 경영 상태가 악화돼 회생절차를 밟거나 상장 폐지됐다.
앞서 인수된 회사 두 곳을 포함한 전체 피해액은 1000억 원, 소액주주는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소액 주주들 사이에서 이 씨는 ‘개미도살자’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 씨 등 일당을 재판에 넘긴 뒤 횡령금 사용처 등을 철저히 규명하고 피해 금액을 환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앞서 인수한 회사와 관련한 수사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검찰 측 관계자는 “이 씨 등은 기업인수합병(M&A) 시장에서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고이율의 단기사채를 동원해 경영권을 장악하고 경영은 도외시 한 채 자금만 빼낸 뒤 곳바로 다음 타깃을 노리는 전형적인 ‘묻지마식 기업사냥’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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