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영국 해군과 지브롤터가 유럽연합(EU)의 제제를 어기고 시리아로 원유를 실어 나르던 이란 유조선을 억류해 서방과 이란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령 지브롤터 경찰은 영국 해군 군함의 도움을 받아 지브롤터 남쪽 4km 해역에서 해당 유조선을 붙잡았다.
억류된 유조선 '그레이스 1'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레이스 1’이라는 이름의 유조선은 시리아의 바니아스 정유공장으로 원유를 운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해당 원유가 어디서 온 것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파비안 피카도 지브롤터 행정수반은 성명에서 바니아스 정유공장이 EU의 시리아 제재 대상인 기업의 소유라고 설명했다.
EU 28개 회원국은 시리아정부가 민간인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자 지난 2011년부터 제재를 적용하고 있으며, 시리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 투자 제한, EU 내 시리아중앙은행 자산 동결 등의 조치가 시행 중이다.
호세프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은 '그레이스 1' 억류가 미국 정부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고,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지브롤터 당국의 단호한 행동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대서양과 지중해를 잇는 지브롤터 해협 주변을 영국의 해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베리아 반도 남단에 위치한 지브롤터는 원래 스페인의 영토였으나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에 의해 영국에 영구 양도됐다. 1983년 영국령으로 지위가 변경됐으며 지금은 자치정부가 통치하고 있다.
이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도 영국의 이란 유조선 억류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으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시리아와 이란 정부가 불법 거래를 통해 이익을 보는 것을 계속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영국이 자국 유조선을 불법으로 억류했다면서,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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