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이익 기대로 설비 증설·생산량 확대 논의 시기상조"
[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한 후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을 생산하는 국내 화학업계로 관심이 쏠렸다. 일본산을 대체하면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된 것. 하지만 업계에선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4일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포괄적 수출 허가 대상에서 개별적 수출 허가 대상으로 전환, 계약 건당 최대 90일에 걸쳐 일본 정부의 허가와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국내에 수입되는 폴리이미드 필름의 84.5%는 일본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사이익을 기대하지만 정부가 단순히 '국산화'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며 "보다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온다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연구원들이 투명 폴리이미드(PI)필름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
현재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양산 설비를 갖추고 있고 SKC,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설비 가동을 준비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6년 국내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개발해 CPI(Colorless PI)라는 상표명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해 경북 구미 공장에 7인치 스마트폰 2000만~3000만대에 활용될 수 있는 양산 설비를 구축해 현재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에 납품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3일 참고자료를 통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관련 수출 규제가 현실화 되어도 당사는 필름 공급에 있어 필요한 품질과 충분한 양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TPI(Transparent PI)라는 이름으로 특허 출원 중인 SKC도 유사한 입장이다. SKC는 오는 10월 충북 진천에 위치한 투명 PI 필름 설비 가동을 기대 중이다.
설비 조기 가동 가능성에 대해 SKC 관계자는 "설비 조기 가동은 항상 기대하는 일로 이번 규제의 영향으로 더 빨라진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라며 "국내, 해외 구분 없이 영업 활동을 진행해 이번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FCW(플렉서블 커버 윈도우)라는 이름의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충북 증평에 위치한 FCW 설비는 올해 10월 가동 예정이다. 향후 시장 확대에 따라 2공장 증설의 가능성이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증평 2공장을 비롯 생산 시설 확대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일본 규제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못 박았다.
dot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