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액 12.5% 감소..홍콩·중국 각각 31.3%, 7.1%↓
원브랜드→편집숍 전환..다양한 브랜드 취급, 선택폭 확장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중국시장에서 인기가 주춤하자 뷰티 업체들이 부진을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여전히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조치가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뷰티업계에 신규 브랜드 난립과 내수 시장 포화도 부진한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19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화장품 수출액은 3억9000만달러로 전년동월보다 12.5% 감소했다. 화장품 수출액에서 홍콩,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1.8%에 달하는데 지난달 홍콩과 중국 수출이 각각 31.3%, 7.1%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화장품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데 반해 국내 제품 판매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화장품 판매 증가율(전년동월비)은 6월에 22.5%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지난 3년간 유지했던 중국 화장품 수출 1위 타이틀을 올해(1~5월 누적, 23.9%)는 일본(24.1%)이 차지했다. 중국인들의 화장품 수요가 글로벌 고급 브랜드 및 국내 로컬 브랜드로 옮겨간 탓이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 소매판매와 대중국 화장품 수출지표의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부진한 수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파오가 짱구와 콜라보레이션한 라이프뷰티 에디션 [사진=이랜드] |
뷰티업계의 진입 장벽이 낮은 탓에 신규 브랜드 유입 효과도 기존 시장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온라인 기반의 소호업체들이 최근에는 크게 성장하며 내수 시장 파이를 나눴다. 스타일난다의 ‘3켄셉아이즈’, 토다코사의 ‘투쿨포스쿨’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곰팡이호박즙 사태로 인기가 시들했지만 최근까지 임블리의 ‘블리블리’ 제품도 올리브영을 비롯해 면세점까지 입점하며 큰 인기를 거둔바 있다. 여기에 생활문화기업 LF, 이월드의 SPAO 등 대기업에서도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뷰티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단일 브랜드로 빠른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한 브랜드숍들은 편집숍으로 형태를 전환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원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을 자사 브랜드 상품으로 채운 '네이처컬렉션'으로 다수 전환하는 것으로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말 기준 전국 388개의 네이처컬렉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더페이스샵에서 전환한 비중은 약 65% 수준이다. 네이처컬렉션에선 더페이스샵, 비욘드 등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CNP차앤박, 케어존과 같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와 이자녹스, 수려한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등 약 16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미샤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미샤 매장을 ‘눙크’ 편집숍으로 전환 중이다. 미샤가 첫 매장을 냈던 이화여대 근처에 1호점을 오픈한 직후 같은 달 홍대와 부천, 수원 3곳에 매장을 동시에 오픈했다. 이 편집숍에선 149개 브랜드의 제품을 취급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최근 뷰티업계는 중국 수출 둔화와 내수 시장 포화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화장품 업체들은 사업다각화 또는 중국 수출 쏠림 완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 타개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