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8일 서울 동대문DDP플라자 개최…60개 금융기관 참여
면접관 직접 나선 이대훈 농협은행장 "학생들 답변 기대 이상 감동"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27일 오후 1시. 서울 동대문 DDP플라자는 금융권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은행 14곳, 보험 12곳 등 60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올해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에는 사전등록자만 8700여명이 몰렸다. 사전등록자 중 채용면접자는 2500여명(현장면접 2340명). 은행연합회는 현장 접수분까지 포함하면 이번 채용박람회에 27~28일 양일간 1만2000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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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동대문 DDP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통 채용박람회[사진=박미리 기자] |
금융기관별 부스는 업권별로 구분돼 있다. 은행 부스 앞 일렬로 나열된 의자에는 각잡힌 수트 차림의 구직자들이 긴장 가득한 얼굴로 꼿꼿하게 앉아 있었다.
"성함, 학교는 말하지 않아도 돼요. 주어지는 시간은 5분이니 잘 배분해서 면접보세요." 면접을 앞둔 구직자들에 한 은행 담당자가 주의사항을 전한다. 면접은 1대1로 진행됐다. 한 번에 각 은행 인사담당자인 면접관 4명이 구직자들과 면접을 보는 방식이다.
이번 박람회에서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 등 은행 6곳은 채용 면접을 실시해 면접자의 30% 이상을 우수면접자로 선발한다. 이들에겐 '공채 서류전형 합격'이라는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현장면접 기회는 사전에 신청을 한 구직자에만 주어졌다. 더 많은 구직자에 기회를 주기 위해 신청할 수 있는 은행 수도 1인당 1곳으로 제한했다.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신한은행에서 면접을 본 고등학생 이동환(19·남)씨는 "교복을 입고 있다보니 입행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사회인과 어떤 점에서 차별성이 있는지를 물었다"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면접을 본 것 같다.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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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동대문 DDP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통 채용박람회[사진=박미리 기자] |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등 시중은행장들은 개막식이 끝난뒤 은행 부스를 찾기도 했다. 행장들은 "파이팅"을 크게 외치는가 하면, 금일봉을 전달하는 등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직원들을 격려하고, 구직자들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직접 면접관으로 나선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농협에서 일할 의욕있는 젊은이들을 뽑는 것은 중요하며, 이에 최고책임자인 은행장이 앞장서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협동조합의 고유한 역할 등을 물었는데, 구직자의 답변이 생각보다 뛰어나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이대훈 행장과 면접을 본 김태희(26·남)는 "당황한 부분도 있었지만, 뜻깊은 경험이었고, 자신감을 얻은 기회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상담이 진행되는 다른 부스도 취업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으려는 구직자들로 북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채용면접을 진행하지 않은 53개 금융기관은 채용, 직무 관련 상담을 실시했다. 이중 23개 기관은 지방구직자를 위해 부산, 광주, 제주, 대구 구직자를 대상으로 전용 부스에서 화상상담도 진행했다.
예금보험공사 부스를 찾은 한성빈(31·남)씨는 "신입사원, 실무진, 임원 등 다양한 분들이 참석한 점이 좋았다"며 "필기는 어떤 책으로 준비했는지, 면접에선 무슨 질문이 나왔는지 등 세세한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을 줬다. 특히 비언어적인 요소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부스 외에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기소개서 컨설팅, VR 가상면접 체험, 메이크업 시연 등 면접이미지 컨설팅 등의 다양한 부대행사도 실시됐다. 이중 VR 가상면접 체험은 이번 처음 도입됐다. VR 기기를 머리에 쓰면, 2명의 면접관이 앞에 보인다. 면접관이 질문을 하면, 대답을 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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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권 공통 채용박람회[사진=박미리 기자] |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