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츠, 백화점 등 유통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감
NH리츠, 일부 자산 고평가 우려.."투자시 유념해야"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올 하반기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와 NH공모상장제1호위탁관리 리츠(이하 NH리츠) 상장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 지원책에 힘입어 공모형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 투자 활성화가 기대되지만 두 리츠의 투자성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츠와 NH농협리츠운용의 NH리츠는 연내 상장될 예정이다.
우선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를 비롯한 롯데그룹의 핵심 유통 계열사 오프라인 매장에 투자하는 리츠 상품이다. 투자 대상은 롯데백화점 4곳(강남·구리·광주·창원), 롯데마트 4곳(의왕·서청주·대구율하·장유), 롯데아울렛 2곳(청주·대구율하)로 총 10곳이다. 이들 매장의 연면적은 총 63만8779㎡(약 19만3500평), 총 감정평가액은 약 1조4900억원이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과 9~11년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매월 임대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첫해 월 임대료는 약 62억원이다. 임대료는 매년 1.5%씩 상승하도록 했다. 롯데리츠가 투자자에게 제시한 내년 예상 수익률은 6.3~6.6%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현물로 출자해 롯데리츠 지분 50%를 보유한 투자자로 참여한다. 또 롯데리츠에 추가로 부동산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리츠 자산관리는 롯데지주의 100% 자회사인 롯데AMC가 맡는다.
롯데리츠는 다음달 말께 4300억원 규모로 공모 상장을 추진 중이다. 오는 2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한다. 여기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뒤 다음달 8~11일 일반 청약을 받고 다음달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총 공모주식 수는 8598만4442주, 주당 공모 희망가는 4750~5000원이다.
[자료=하나금융투자] |
NH농협리츠운용은 농협금융지주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에 개인이 소액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재간접형 공모·상장 리츠를 이르면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부동산 재간접 리츠는 실물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와 리츠의 수익증권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NH농협리츠운용은 우선 NH투자증권이 보유한 부동산 수익증권 중 우량자산을 선별해 올 하반기 상장을 추진한다. 1차 편입 자산은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강남 삼성물산 서초사옥, 강남N타워, 잠실 삼성SDS타워 수익증권이다. 수익증권을 직접 리츠 자산으로 편입하는 투자 구조상 이들 오피스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NH리츠는 일단 내부적으로 이달 설명회(IR)를 거쳐 다음달 공모 청약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상장 규모는 118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또한 NH농협리츠운용은 NH리츠를 상장 후 추가 자산을 편입해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정부 지원책에 힘입어 롯데리츠, NH투자와 같은 공모형 리츠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경제활력대책회의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모형 리츠·펀드 투자자에게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우선 일정기간(3년) 이상 공모 리츠·부동산펀드 또는 재간접 리츠·부동산펀드의 주식·수익증권에 투자해 발생한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5000만원 한도로 세율 9%로 분리과세를 추진한다.
또한 공모리츠, 부동산펀드가 100%로 투자하는 사모리츠, 부동산펀드에도 재산세 분리과세를 적용한다(재산세 0.2%와 종합부동산세 제외). 현재 사모형 부동산펀드는 재산세 합산과세하는 지방세법 시행령이 내년부터 개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모리츠가 세금 측면에서 갖는 장점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롯데리츠, NH리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선 롯데리츠는 편입대상 자산이 오프라인 유통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주 안정적인 투자처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월 롯데쇼핑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롯데쇼핑이 경쟁사 대비 실적저하 속도가 빠르고 온라인투자가 상대적으로 늦어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자료=한국기업평가] |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평가4실 선임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주요 경쟁사에 비해 온라인 채널 대응에 뒤쳐져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작년부터 온라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신세계 그룹과의 격차가 벌어져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쇼핑은 향후 기초 인프라 구축과 인지도 개선을 위한 마케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며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 정책에도 유의미한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롯데리츠가 운용자산을 매각해 차익을 얻을 가능성도 낮다는 진단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리츠 투자대상에 포함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은 롯데쇼핑이 가진 영업자산이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이 낮다"며 "백화점이나 마트의 부동산가치가 상승해도 팔아서 시세차익을 얻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나 롯데그룹이 향후 롯데리츠에 부동산을 추가로 제공할 가능성도 '양날의 검'으로 평가된다. 운용자산 규모 확대에서는 롯데리츠가 다른 리츠보다 유리하지만 신규 편입될 자산의 질적인 측면에 대한 평가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연구원은 "롯데리츠에 추가 편입될 자산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며 "추가 편입될 자산이 기존 자산에 비해 더 좋은지, 동등한지, 더 나쁜지에 대한 평가가 따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리츠의 운용목적에 맞지 않거나 전체 자산에 비해 좋지 못한 자산을 새로 편입한다면 추가적인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NH리츠의 투자성과에 대한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공격적인 부동산투자로 국내 프라임급 오피스 가격에 거품을 형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작년부터 국내 대형 오피스에 과감한 투자행보를 벌여왔다.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지자 부동산금융 확대로 체질 개선에 나선 결과다. 작년에는 강남N타워에 1860억원 에쿼티(지분) 투자를 했고 7484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서초사옥을 총액 매입했다. 삼성물산 서초사옥의 3.3㎡당 매입가는 3050만원으로 당시 국내 오피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NH투자증권은 서울스퀘어에도 4100억원 규모의 에쿼티 투자를 했다. 서울스퀘어 매각가격은 약 9880억원으로 단일 오피스 빌딩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강남N타워, 삼성물산 서초사옥, 서울스퀘어는 모두 NH리츠에 포함된 자산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오피스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팔린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NH리츠에 투자할 경우 공모가격 수준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사들인 오피스들은 시장에서 일부 고가 매입 우려가 있었던 자산들"이라며 "투자자들은 자산가치 대비 NH리츠의 공모가격 수준이 적절한지 잘 살펴서 청약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