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담뱃값 너무 저렴해 금연정책 걸림돌"
"전자담배 판매 금지하는 것은 고무적"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 "북한의 담뱃값이 너무 저렴해 금연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WHO는 지난 7월 발표한 세계흡연실태보고서와 지난해 발표한 담배 규제관련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의 전체 금연 인구는 감소 추세에 있지만 너무 낮은 담뱃값 등으로 인해 금연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6일 중국 남부 난닝역 플랫폼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 [사진=TBS] |
WHO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의 남성 흡연 인구는 2002년에 59.9%, 2006년에 54.8%, 2017년에 46.1%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낮은 담뱃값으로 인해 담배 규제와 금연 정책 이행이 미흡한 상태라는 것이 WHO의 전언이다.
WHO는 "지난해 7월 말 기준으로 북한에서 가장 가격이 낮은 담배는 한 갑에 69원, 가장 비싼 담배는 304원, 가장 많이 판매되는 담배는 229원"이라며 "이 중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한 갑 가격은 공식 환율로 2달러 16센트, 장마당 환율로 환산하면 2.6센트"라고 설명했다.
WHO는 이어 "이를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담배인 말보로 제품이 워싱턴 DC에서 한 갑에 9달러, 전국적으로 평균 7달러 49센트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북한의 담배 가격은 훨씬 저렴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담배로 알려진 에쎄가 한 갑에 대략 5천원, 미화 4달러 20센트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해도 160배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는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대폭 올리고 담뱃갑에 끔찍한 암 경고 그림까지 넣는 등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과는 다르다"며 "이 때문에 북한 정부의 금연 정책은 10점 만점 기준에 5점"이라고 평가했다.
WHO는 그러면서 "이뿐만 아니라 흡연을 감시하고 예방하는 실행계획과 관련해 구체적 예산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북한 정부가 담배 규제법을 준수하고 감시 시스템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동시에 "최근 국제사회에서 유해 문제로 뜨거운 신종 담배(전자담배)에 대해 북한 정부가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한다"며 "다만 이런 신종 담배 사용자가 북한에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WHO는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금연 정책을 우수 사례로 소개했다.
WHO는 "한국 정부의 금연 지원 서비스는 세계적인 우수 사례"라며 "금연상담전화와 관련 약물치료 제공, 다양한 금연 캠페인 등 여러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이런 노력을 통해 1998년 66.3%에 달하던 성인 남성의 흡연 비율이 2017년에는 38.1%로 크게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