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시 당국, 폭스콘에 "방역체계 미비" 재가동 보류 요청
BYD·ZTE·테슬라 등 일부 기업은 10일 공장 재가동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제조(EMS) 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중국 내 주력공장의 재가동을 보류했다고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중국 당국이 폭스콘 공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방역체계가 미비하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폭스콘은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외에도 전세계 주요 IT기기를 조립 생산하고 있기에, 재가동 연기가 장기화된 다면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한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우한대학교 중난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2020.01.29 goldendog@newspim.com |
앞서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대를 막기 위해 춘절(春節) 연휴를 지난 2일까지 연장했다. 상하이(上海)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기업에 9일까지 휴업 혹은 재택근무를 실시하라고 통보했으며, 선전(深圳)시는 기업에 방역체계를 정비한 뒤 조업 재개 5일 전까지 당국에 사전 신청을 하도록 하고 있다.
폭스콘은 이에 선전에 위치한 공장을 오는 10일에 재개하기 위해 당국에 사전 신청을 했지만 당국의 현장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폭스콘 관계자에 따르면, 선전시 당국 위생 담당자는 현장 검사에서 "사원 기숙사와 식당의 통기성이 나빠 감염 확대 위험이 높다"며 조업 재개 일정을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선전시 공장은 서버 등 전자기기의 조립을 담당하는 공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아이폰 조립 공장인 폭스콘의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공장도 10일에 재개하려던 계획이 취소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공장의 재가동 보류가 장기화된다면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공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재가동 시기는 아직 미정으로 폭스콘 측은 "각 공장의 재개일정은 현지 정부의 규정에 따른다"고 밝혔다. 방역체계를 정비해 빠른 시일 내 지역 당국의 승인을 얻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애플 매장에서 한 고객이 아이폰X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중국 지방정부도 기업에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규모가 적은 지방정부의 경우는 독자적인 판단으로 기업에 휴업 재연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 기관 등이 많이 위치한 충칭(重慶)시 위징(渝中)구는 기업 측에 10일 이후에도 작업 재개를 자제해달라고 통보했다.
신문은 "생산재개로 감염자가 발생하면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자체적으로 휴업을 연장하는 곳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기업은 10일부터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선전에 위치한 중국의 EV제조사 비야디(BYD)와 스마트폰 기업인 ZTE의 공장은 10일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상하이시에 중국 첫 공장을 세운 테슬라도 10일부터 공장을 가동한다. 상하이 정부는 지난 8일 테슬라의 생산재개를 지원하겠다고 표명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휴업 후 생산 회복에 있어 기업 간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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