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시장에서 20일 미달러의 독주가 두드러지고 있는 반면 일본 엔화는 급락하면서 '엔화=안전자산'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미달러는 지난 18일 이후 지금까지 엔 대비 2% 가까이 급등하며 근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 대비로도 근 3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중국 위안화와 MSCI 신흥국 통화지수 대비로도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는 3.6% 뛰며 2017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지수 선물 20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달러 급등의 이유로는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일본과 유로존에 비해 호조를 보이는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 호재 등이 꼽히고 있다
라보뱅크의 선임 통화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지위가 각광받고 있다"며 "일본은 코로나19(COVID-19)가 대규모로 확산된 중국의 인접국이고 경제 지표가 악화돼 시장이 엔화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크게 꺾였고 중국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를 통한 대규모 유동성 투입에 이어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전격 인하했다.
하지만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집계가 혼란스러워 신뢰할 만하지 못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날 한국에서 확진자가 갑자기 늘고 일본에서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의 전파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은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유럽증시 초반 영국·프랑스·독일 증시는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0.3% 내렸다. 한국과 홍콩 증시가 하락한 탓이다.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는 이번 주 부진한 경제 지표 영향에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110.30엔이 뚫리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엔은 달러 대비 1.4% 가까이 급락하며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노르웨이 크로네 대비로도 근 3년 만에 가장 가파른 낙폭을 보였다.
BNP파리바의 아시아 담당 외환시장 책임자인 "일본의 중국과의 인접성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 때문에 엔이 안전자산으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던 엔과 금이 당분간 디커플링 현상을 보일 뿐 아니라 엔과 미 국채 수익률의 비례 관계도 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이 아시아 통화를 대거 매도하며 싱가포르달러가 미달러 대비 근 3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섰고, 한국 원화는 달러당 1200원이 뚫렸다.
호주달러는 미달러 대비 0.6% 내린 0.6633달러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는 올해 들어 미달러 대비 3.7% 빠지며 2015년 초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 환율 20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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