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재판, 지난해 12월 이후 두 달 만에 재개
마스크 쓴채 출석한 양승태, 재판부 권유에 다시 꺼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폐 수술 후 두 달 만에 재개된 양승태(72·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의 재판에서 재판부가 마스크 착용을 권유했다. 마스크를 쓴 채 출석했다가 법정에서 벗었던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장 말에 다시 착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3·12기)·고영한(65·11기) 전 대법관의 54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2.21 kilroy023@newspim.com |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1시 42분께 검은색 코트에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울 서초동 법원 청사로 들어왔다.
앞서 그는 법원에 출석 과정에 대한 신변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취재진은 별도의 질문을 하지 못했고 양 전 대법원장은 겉옷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재판 시작 직후 재판부는 "나라에서 바이러스 예방 감염을 위해 다들 수고하고 계신데 오늘 법정에 마스크를 준비해온 분들이 계시면 쓰십시오"라며 마스크 착용을 권유했다.
이에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중 한 명이 출석하면서 썼던 마스크를 다시 꺼내 착용했다.
또 재판부는 폐 수술 이후 첫 출석한 양 전 대법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폐암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아 폐 일부 절제 수술을 마쳤고 진단서를 제출했다"며 "(재판에) 출석은 가능하나 진단서대로 안정을 취하고 추적진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직 회복 중인 피고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서 진행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지난해 12월 24일 재판부에 양 전 대법원장의 수술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고 재판부는 공판 일정을 이날로 미룬 바 있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두 달 만에 재개된 공판에서 '양승태 사법부'의 일제 강제징용 재판 개입과 관련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는 강제징용 소송에서 피고 측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했던 조귀장 김앤장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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