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이 강제수사 요청"…검찰 압수수색 필요성 강조
"개별수사 관여 부적절…정권부담 덜고 정치적 입지 위한 것 아니냐"
검찰, 방역 협조 우선…사안 엄중·정치적 부담감 등 고려해 '신중'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주요 거점으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압수수색에 나서라고 검찰을 거듭 압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두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반려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구시청과 영상으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020.03.05 alwaysame@newspim.com |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 86% 이상이 압수수색을 요구하고 있다"며 "중앙대책본부가 잠적 우려 때문에 압수수색에 반대한다고 하는데 중대본도 대검찰청에 명단 확인이 필요하다고 업무연락을 보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압수수색 뿐만 아니라 더한 것이라도 전방위적으로 총력전을 전격 전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추 장관은 같은 날 오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접 강제 조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대검찰청에 신천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법조계와 정치권 일각에선 추 장관이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시도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김광수 민주통합의원모임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본인의 존재감만 키우는 발언을 하는게 맞는지 의문이다"라고 추 장관의 압수수색 지시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나아가 검찰이 신천지에 대한 전방위적 강제수사에 나설 경우 국민들의 관심이 신천지로 집중돼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신천지 책임론을 확대할 수 있고 이 경우 총선을 앞둔 정권의 부담을 보다 덜어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이어진다.
반면 추 장관이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확한 신천지 명단 확보를 토대로 발빠른 방역 작업에 힘을 보태기 위해 정당한 행정지휘권을 행사했다는 평가도 있다.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신천지 강제수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대구지검은 지난 4일 대구경찰서가 신청한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을 두 번째 반려했다.
검찰이 수사에 신중을 기하는 표면적 이유는 우선 방역당국 협조다. 검찰은 신천지에 대한 성급한 강제수사에 나설 경우 신도들이 숨는 등 오히려 방역에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dlsgur9757@newspim.com |
검찰 내부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이 개별 사건에 대한 압수수색이라는 구체적 수사 지휘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일부 나온다. 또 검찰이 여론이나 정권에 떠밀려 무조건적인 수사를 벌였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검찰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무조건 압수수색부터 하고 수사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수사를 진행하다 보면 구체적 범죄 정황이 포착되고 이에 따른 물적증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이 있다. 장관 말 한마디로 강제수사에 나설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대본이 최근 대검에 신천지 예비 출입기록을 확보할 방안에 대해 문의하고 대검은 이에 방역당국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해야한다는 자문을 전달하면서 향후 검찰 수사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검찰청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신천지 교회 과천본부 행정조사에 포렌식 요원을 보내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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