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어통역 및 자막 제공 의무화 요구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장애인단체들이 그림투표용지를 도입과 수어통역 및 자막 제공 의무화 등 장애인에 대한 참정권 보장을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대응팀'은 10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사전투표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참정권을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모든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대응팀이 10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사전투표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림투표용지 도입을 촉구했다. 2020.04.10 hakjun@newspim.com [사진=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대응팀] |
이들 단체는 선거에 대한 정보 접근 개선을 위한 '읽기 쉬운 공보물' 제작과 후보자의 사진 및 정당 로고를 투표용지에 기입하는 '그림투표용지' 도입을 요구했다. 그밖에 ▲발달장애인 등 유권자를 위한 선거 정보 제공 ▲선거 과정서 수어통역과 자막제공 의무화 ▲모든 사람이 접근 가능한 투표소 선정 등도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이들은 "최초로 국회의원 선거가 시행된 후 수천 번의 선거가 치러지고 유권자 권리 보장을 위한 수많은 제도 개선이 있었지만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관련법 개정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전체 투표소 중 20%는 장애인들이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공직선거관리규칙은 투표소는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위해 1층 또는 편의시설이 있는 곳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원활한 투표관리를 위해 편의시설이 없는 곳에도 설치될 수 있다'는 예외 조항도 함께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몇 년에 걸친 요구 끝에 수어통역사 배치 안내가 게재됐지만 서울 지역의 경우 겨우 25명의 수어통역사만 배치됐고 세종시는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다"며 "시각장애인의 경우 공보 안내물은 점자 형태로 제작되고 있으나 묵자의 3배 분량인 점을 이유로 선거정보가 중간에 끊기는 등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이자 장애인단체 대구피플퍼스트 회원인 문윤경 씨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있던 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발달장애인도 읽기 쉬운 공보물과 그림투표용지 도입을 제작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대통령은 말로만 '알겠다'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달장애인도 투표권을 갖고 있고, 찍고 싶은 사람을 찍었으면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쉬운 공보물과 그림투표용지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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