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제품 제외하고 진열대 텅텅…온라인 주문도 어려워
자전거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가격 더 오를 듯
자전거 회사 시마노, 지난해 대비 50% 넘게 상승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지난 55년간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미국 시카고와 덴버의 자전거 아울렛 튜린 바이시클 공동 소유주인 리 카츠가 1000달러 미만 자전거의 매진 사태를 보고 한 말이다.
현재 미국 내 자전거 품귀 현상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 오프라인 가게에 가면 자전거 진열대는 텅텅 비어있다. 온라인 주문 역시 1~2개월 안에 배달이 되는 것이 가장 빠른 배송이다. 지금 주문하면 11월과 12월 배송까지 있을 정도다.
FT(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는 최고급 제품을 제외하곤 진열대가 텅텅 비어 있고, 소비자들은 수개월간 기다려야 하는 대기자 명단에 열심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같이 자전거 수요가 달리는 것은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 및 실내운동이 힘들어지면서 자전거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한동안 멈춰 있었고,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운송 여건도 다시 열악해진 것도 한 몫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2020.07.28 미국내 자전거 가격의 모습 [사진=아마존 캡쳐] ticktock0326@newspim.com |
당분간 미국 내 자전거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출퇴근용이나 야외 운동용으로 찾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진데다, 학교가 제대로 문을 열지 못해 아이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다.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지난 3월 레저 자전거 매출은 전년동월대비 121%가 늘었다. 이어 전기 자전거(85%), 통근 및 피트니스용(66%), 유아용(59%) 등도 함께 올랐다. 창고에 두었던 고물자전거를 수리하는 이들도 늘면서 자전거 수리업 매출도 덩달아 20% 증가했다. NPD측은 "전체적인 자전거 매출은 지난해보다 50% 늘었고, 이런 수요 증가 현상은 향후 1~2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중국 및 대만 내 공장들이 한동안 운영을 하지 못하면서 재고가 바닥난 상태다. 서로 영사관을 폐쇄하는 식으로 심화되는 미중 갈등 역시 향후 자전거 공급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재 유럽은 자전거 공급량의 절반은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미국은 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2020.07.28 시마노의 로고 [사진=시마노] ticktock0326@newspim.com |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 내 상장돼 있는 자전거 회사 주가도 상승했다. 세계 최대 자전거 부품사인 시마노(SHIMANO) 주가는 지난 3개월간 39.12% 상승했으며, 지난해 대비 50.65% 올랐다. 시마노의 주가는 현재 주당 207.9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의 시마노가 밀려드는 주문으로 일부 해외 공장이 생산을 못맞추면서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시마노는 미국의 스램, 이탈리아 캄파놀로와 함께 전 세계 자전거 부품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특히 자전거 핵심 부품인 변속기 점유율은 70%나 된다. 체인이나 브레이크, 크랭크, 페달 등과 같은 핵심 부품도 시마노의 시장 장악력이 크다.
주문이 밀려들다 보니 시마노의 전 세계 공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잇따라 생산차질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글로벌 부품조달도 원활치 않아 부품가격도 상승 중이다. 시마노는 현재 일본뿐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시마노의 매출액은 3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680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5%가 넘고, 매년 5~10% 매출액이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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