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채 다닥다닥 붙어 대화 나누는 시민들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카페 안에서도 마스크를 껴야 하나요?"
지난 19일 오후 4시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 카페에서 만난 시민 A씨는 "방역수칙이 있는지도 몰랐고 마스크를 끼고 대화하면 소리가 잘 안 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 일행도 "방역수칙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의문"이라며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6일 카페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음료 마시거나 음식 먹을 때만 마스크 벗기, 탁자 사이 간격 2m(최소 1m) 이상 띄워놓기 등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일 뿐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조짐이 거세지면서 자칫 카페발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이유다.
신촌역 인근 또 다른 카페들도 대부분 평소와 다름없이 붐볐다.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3층까지 있는 한 카페는 만석이었다. 퇴근 시간 무렵이었지만 카페 내 좌석은 꽉 차 있었다. 일행과 마주보고 앉은 채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누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카페 내 좌석을 일부 조정했으나 1m는 되지 않아 보였다.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2020.08.19 kmkim@newspim.com |
일명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무리)' 대부분은 노트북이나 책을 보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낀 채 일을 하던 직장인 김모(28) 씨는 "외근을 하는 직업이라서 장소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카페에 왔다"며 "마스크를 안 끼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조금 불안하다"며 손사래를 쳤다.
일부 카페엔 해당 좌석에 앉지 말라는 의미의 '사회적 거리두기 좌석'이라는 안내판을 둔 곳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자 몇몇 시민들은 안내판을 무시한 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정부의 지침에 따라 카페에선 주문 대기자 간 2m(최소 1m) 이상의 간격을 두고 대기하도록 바닥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스티커를 부착한 카페도 몇몇 있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시민들 다수는 다닥다닥 붙어서 주문을 했다. 모 카페 관계자는 "안내는 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200명대로 나오는데다 경기 파주 스타벅스 야당역점 관련 확진자는 처음 발생한 12일부터 현재까지 55명으로 불어났을 정도로, 카페가 코로나19의 요주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 관계자는 "실시간 모니터링 해서 시정 조치하고 있다"며 "카페 측에서 정확하게 지침을 몰라서 못 지키는 경우도 있는데 비슷한 오류 사례 공유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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