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12일 수해 현장 지도...내의 차림으로 낱알 살펴
김일성 현지 시찰 방식과 유사...전형적인 위기극복 선전전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아 내의만 걸친 채로 소탈한 모습을 연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와 대북제재 장기화에 재해까지 겹쳐 흉흉한 민심을 바로잡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 현장을 다시 찾아 피해 복구 상황을 지도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도 수해 현장을 찾아 민소매 차림으로 낱알을 살피고 있다. [사진 = 조선중앙통신] 2020.09.14 oneway@newspim.com |
그는 반소매 내의 차림으로 낱알을 세거나 간부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현장에 가까이 다가선 모습을 유독 강조했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민심을 바로잡기 위해 연출했던 모습과 유사하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내의 차림은 과거 김일성 주석이 현지 시찰을 나가면서 연출했던 방식과 비슷하다"면서 "할아버지 대와 동일하게 인민에 가까이 있고 소탈하게 국민의 상황을 보려 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현장에 나서 지도력을 연출하는 방식은 북한의 전형적인 위기극복 방법이기도 하다"면서 "북한의 경우는 오히려 피해가 발생했을 때 결속적으로 뭉치는 성격이 강하다. 이런 심리를 통치자들이 너무나 잘 알기때문에 이용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현장 시찰을 최근들어 빈번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달 6일에도 은파군 수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자신 몫의 예비 양곡과 물자를 풀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황해북도 태풍 피해 현장을 돌아보고 피해 복구에 힘을 집중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자연재해가 겹쳐 당 창건 기념일에 내세울 성과가 마땅치 않은 만큼 수해 복구를 전면에 내세워 성과로 삼고 흐트러진 민심을 다잡겠다는 계산이다.
현장에서 피해 복구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살피는 한편으로는 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복구 작업을 빠른 시일 내 완성할 것을 독려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예상치 않게 들이닥친 태풍 피해로 부득이하게 국가적으로 추진시키던 연말 과업들을 전면적으로 고려하고 방향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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