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의 대중국 방위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대만에 70억달러(약 8조2145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80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한 데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서는 기뢰, 해안 방어 순항미사일, 무인기 등 중국군의 공격에 방위할 수 있는 무기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레이서는 "이번에 보충되는 무기로 강화된 방어 능력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공격 대응에 최적화된 비대칭 재래식 전투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대만의 '전반적 방위 개념'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대만이 더욱 기동성이 강하고 값 싼 무기를 보충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중국이 침략을 감행해 대만의 공군과 해군을 무력화시키고 전자 통제 시스템을 무너뜨렸을 경우 게릴라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대만은 F-16 전투기 등 고가 무기를 우선시해 왔다. 대만 해역 인근에서 위협적 군사훈련을 펼치는 중국군에 대응하기 위해서였지만, 실제 전쟁이 발발할 경우 고가의 전투기 중심으로 대응하면 대만이 상당히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무기 판매는 최근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펼친 가운데 미국과 대만이 수개월 간 협의를 진행한 끝에 이뤄지는 것이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16일에는 중국 전투기 2기가 대만 남서쪽 해안과 둥사군도 사이 대만 방공식별구역에서 비행하기도 했다.
미국이 대만에 이처럼 대규모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중국이 자국 영토라 주장하는 대만에 군사 공격을 감행했을 때의 여파를 간접적으로 경고하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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