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면역학 교수 "초기 인터페론 반응 회피에 주목해야"
렘데시비르·혈장치료제가 인터페론 기반...타이밍 중요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 코로나19(COVID-19) 중증 환자들의 유전자 변형을 조사한 결과, 체내 항바이러스 반응을 회피하는 능력이 있다는 공통점이 발견됐다. 이는 치료제 개발에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평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배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디지털 그래픽 [자료= 미국 CDC] |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라호야 면역학 연구소'(La Jolla Institute for Immunology)에 있는 셰인 크로티 교수는 최근 중증 환자들의 유전자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바이러스가 큰 요령 하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상당한 기간 동안 초기 선천적인 면역 반응을 피하고 초기 1형식 인터페론(interferon) 반응을 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페론은 체내 면역세포 간의 신호를 전달하거나 면역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의 일종으로, 바이러스 침입 시 면역계의 방어 활성을 돕는 당단백질이다. 인터페론은 세 가지 형이 존재하는데 크로티 박사가 언급한 1형은 항바이러스성 알파 인터페론(IFN-α)이다.
크로티 교수의 주장은 이날 과학저널 '셀'(Cell)지에 실린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나왔다. 지난 3월 29세와 31세의 네덜란드 두 형제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중증을 겪다 사망했고, 또 다른 20대 형제도 심각한 증세를 보였는데 연구진이 이들 유전자 발현을 연구조사한 결과 모두 인터페론 반응에 이상이 있었다는 공통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이 낮은 알파 인터페론과 3형인 감마 인터페론(IFN-γ) 반응으로 이어졌고, 결론적으로 다른 호흡기 질환과 비교해 코로나19 감염은 비교적 적은 항바이러스 전사반응(transcriptional response)을 나타낸다는 결론을 지었다.
코로나 중증 환자 사례인 두 형제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네덜란드 라드부드 대학병원의 유전공학 및 면역유전체학 박사 알렉산더 호이스첸은 "인터페론은 매우 초기 단계에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고 감염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제 사용 타이밍을 맞추는 게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발견이 "인터페론 기반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혈장치료제와 길리어드사이언스사의 렘데시비르가 인터페론 기반 치료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수십 개의 인터페론 기반 치료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