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조사 완료 안 돼…내년도 예산에 양산 예산 미편성
軍 "곧 예산 편성해 양산할 것, 그 전까진 기존 단말기 이용"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7월 한국군 최초의 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 2호'가 발사, 궤도에 안착했지만 정작 우리 군이 이 위성을 통제할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7월에 군 첫 전용 통신 위성인 아나시스 2호가 발사됐지만 정작 단말기가 없어 위성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예산 미반영으로 사업이 지연돼 사실상 1년 이상 위성을 그냥 우주에 띄워만 놓고 있어야 할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군 최초 독자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 [사진=방위사업청] |
현재 우리 군은 2006년 발사된 무궁화 5호(아나시스 1호)를 통신에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군 전용 위성이 아닌 민·군 겸용 위성인데다 지난 2014년 태양전지판 고장이 발생해 현재도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해졌다.
또 2021년경 위성 수명이 끝날 예정이라 새로운 통신 위성 활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통상 위성의 수명은 최대 15년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군은 지난 7월 21일 미국 민간 우주선업체인 '스페이스X'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나시스 2호를 발사했다. 이후 아나시스 2호는 약 10일 간의 궤도 이동을 통해 같은 달 31일 정지 궤도에 안착했다.
군은 아나시스 2호 통제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군 위성 통신체계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 위성과 연결할 총 8종의 단말기 개발을 완료한 바 있다.
군 통신위성 운용 개념도 [사진=방위사업청] |
문제는 이 단말기 양산을 위한 예산이 2021년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 타당성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나시스 2호는 기존 위성 단말기를 사용한 통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산 미반영으로 사업이 지연될 경우, 사실상 1년 이상 위성을 우주에 띄워 놓기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 의원은 지적했다.
한 의원은 "아나시스 2호 도입에 약 4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향후 12년간 운용 예정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단순히 계산해도 전력화가 1년 늦어질 경우 1년에 약 375억 원, 하루에 약 1억300만원의 감가상각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률법을 적용할 경우 초기에 더 큰 감가상각이 이뤄지게 되므로 초기 1년을 사용하지 못 한다는 것은 450억 원 이상의 손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은 "성능이 확인된 뒤에 양산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며 "예산이 편성되면 양산해 군에 실전 투입하는 데 오랜 기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군 관계자는 "새 장비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기존에 사용하던 아나시스 1호 지상체계장비를 통해 (아나시스 2호)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