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90% 감염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에 확산됐던 백신 상용화 임박 기대감이 시장 경계감에 자리를 내주면서 13일 세계증시가 보합에 거래되고 국채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유럽장 초반 전 세계 49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1% 하락하고 있으며, 유럽증시의 블루칩 지수인 스톡스50 지수는 0.2% 내리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MSCI 전세계지수는 주간 기준으로는 1.3% 상승한 수준이다. 이번 주 월요일 화이자 백신 예비 결과에 사상최고치로 오르는 등 며칠 간 고공랠리를 지속한 덕분이다.
유럽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주간 0.1~0.7% 내렸으나, 범유럽지수는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지수는 백신 호재에 은행주와 여행주로 수요가 몰리면서 이번 주 5% 올랐다.
미국에서 1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5만명을 넘으며 신기록을 기록했고, 유럽에서도 입원 환자 수가 지난 봄 1차 확산 정점 때보다 많아져 엄격한 봉쇄조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프라임파트너스의 프랑수아 사바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간밤 미국 코로나19 악재에 화이자 백신과 미국 대선으로 급등했던 증시에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12일 "백신 개발에 진전이 나타난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단기 경제 리스크는 여전하다"며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앞서 중국증시의 블루칩 지수는 1% 이상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군과 관계를 맺은 기업들에 대한 미국 투자를 금지할 것이라 발표한 데다, 중국 국유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채권 디폴트를 선언한 탓이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0.57% 하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날 증시 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봤다. 시드니 소재 프레이지스캐피탈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이클 프레이지스는 "새벽이 오기 전 어둠"이라며 "2차 확산, 새로운 봉쇄조치, 여행 감소 등 명확한 문제들이 있지만, 이와 동시에 백신이 곧 나올 것이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경합주 애리조나에서 승리가 확정됐다는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이 좀 더 낮아지면서 미국 주가지수선물은 0.7~0.9% 상승하고 있다.
다만 미국 일자리 회복 속도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도 좀처럼 오르지 않는 가운데, 미국 양당 의회가 추가 경기부양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장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안전자산인 국채로 수요가 몰리며 수익률(가격과 반대)이 하락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87%로 1bp(1bp=0.01%포인트) 하락하며 지난 9일 기록한 7개월 반 만에 최고치인 0.98%에서 한층 후퇴하고 있다. 장단기물 간 수익률 격차를 나타내는 수익률 커브도 평탄해졌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0.54%로 1.5bp 하락하며, 이번 주 기록한 2개월 만에 최고치에서 한층 멀어졌다.
국제유가는 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미국 코로나19 급확산과 원유재고 증가 소식에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1%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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