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본입찰 결과 현대중공업·유진 두 곳만 참여
DICC 리스크 해소 못해..사실상 현대중공업 예상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GS건설과 MBK파트너스 등 유력 후보군들이 본입찰에 불참하면서다.
24일 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두산인프라코어 본입찰 결과 현대중공업지주-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유진기업 두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한 ▲GS건설-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MBK파트너스 ▲이스트브릿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건설기계(위)와 두산인프라코어가 제작 생산하는 굴삭기 (제공=각 사) |
업계에선 두산그룹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산업은행의 자회사와 컨소시엄을 꾸린 현대중공업지주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KDBI는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다.
현대중공업은 애초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관심이 없었지만, 산은의 설득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산업은행 주도의 M&A를 보면 매각 기업을 경쟁사에 넘기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도 같은 방식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쟁사를 보유한 현대중공업그룹에 두산인프라코어를 넘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해당 산업을 보호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현대건설기계와 합병하거나 별도 운영을 통해 중국 등 세계 건설기계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를 현대중공업이 인수할 경우 국내에서 생산하는 굴삭기 시장은 사실상 현대중공업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굴삭기 시장 점유율(국내 생산 기준)은 두산인프라코어 43.5%, 현대건설기계 32.9%로, 두 회사의 점유율은 76.4%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소형 건설장비와 초대형 건설장비까지 합한 국내 건설장비시장 점유율은 50% 안팎으로 점쳐진다.
본입찰에 다수 업체가 불참한 이유는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 소송 관련 우발 채무가 끝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DICC 재무적투자자(FI)들과 7500억원 규모의 소송을 벌이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2심에서 패소한 상황. 최종 패소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투자자들에게 이 금액을 물어줘야 한다.
두산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본입찰에 참여한 KDBI는 소송 관련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