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공정성·신뢰성 헤쳐...죄질 나빠"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2000억원에 달하는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를 판매한 전 대신증권 센터장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신혁재 부장판사)는 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재·사금융알선 등 혐의를 받는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재판부는 "피고인은 펀드를 판매하면서 담보대출 비율, 수익률, 위험성 등에 관해 거짓된 표현을 사용해 투자자들 대부분이 거액의 투자 손실을 입게 됐다"며 "자본시장 공정성 및 신뢰성을 헤쳐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019년 여름 라임 펀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투자자들에게 계속 권유함으로써 손실 규모를 더 키운 측면이 있다"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펀드 판매로 취득한 개인 이익이 크지 않은 점, 대신증권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점, 사금융 알선으로 인한 개인적 이득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삼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일 "사회 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켰다"며 장 전 센터장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 펀드가 고객에게 가장 유리하고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 펀드를 판매하면서 가입자들에게 수익률·손실 가능성 등 중요 사항을 거짓으로 알리거나 오인시키는 방법으로 2000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지난 6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피해자들에게 금융감독원 출신인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명함을 건네며 '이분이 라임을 다 막았다'고 말한 인물이다. 특히 라임 배후로 일컬어지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해서는 '로비를 어마무시하게 하는 회장님'이라고 표현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