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가상화폐 대표 격인 비트코인이 22일 이틀째 하락하며 48시간 동안 10% 이상 내리자, 가상화폐 시가총액 1000억달러(약 110조4500억원) 이상이 증발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1일 8% 내린 3만1007달러로 11일 이후 처음으로 3만2000달러를 뚫고 내려갔다.
비트코인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비트코인은 이 달 초 4만1940달러까지 찍은 후 급락하는 등 최근 수주간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이러한 변동성의 뚜렷한 원인을 지목하기 어렵지만 투자자들은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자산운용사인 미국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트먼트(Grayscale Investments)의 마이클 소넨셰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에 "어떤 시장이건 조정은 자연스러운 일부이며 특히 비트코인 생태계에서는 더욱 그렇다"며 "2016~2017년 비트코인은 6차례의 조정으로 30% 이상 변동성을 보인 후 신고점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코인메트릭스 데이터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2위 가상화폐인 이더도 비트코인과 동반 하락하며 지난 24시간 동안 9% 가까이 빠져 1182달러로 떨어졌다. 이더는 지난 19일 1439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의 급락으로 지난 48시간 동안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1조700억달러(약 1182조3500억원)에서 9180억달러(약 1014조3900억원)으로 1000억달러 이상 증발했다.
사모펀드 스카이브리지캐피탈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창립자는 CNBC에 "비트코인은 여전히 매우 초기 단계이므로 극심한 변동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아마존 주가도 창업 초기에는 주가가 50% 급락한 적도 있지만 결국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연관관계를 규정할 수는 없지만 최근 비트코인 급락 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는 "가상화폐가 주로 불법 자금조달에 사용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가상화폐 사용을 제한하고 가상화폐를 통해 돈세탁이 이뤄지지 않도록 정부가 여러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급락 전 옐런 지명자 발언뿐 아니라 호재도 있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비트코인 선물을 처음으로 투자적격 대상에 포함시켜,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투자가 주류로 자리 잡았음을 반영했다.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최근 수개월 간 비트코인 폭등세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폴 튜더 존스와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올해 비트코인을 공공연히 인정했고, 지난달 페이팔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다.
스카라무치 창립자는 "비트코인이 조정 중 바닥을 쳤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장기적 보유를 목적으로 한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는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달 초 출시한 비트코인 펀드에 유입된 자본이 2500만달러에서 6000만달러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펀드 고객들은 대부분 고액 순자산 보유자라고 전했다.
반면 비트코인 회의론자들은 변동성 리스크와 거품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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