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약 1/4 상업용 오피스" 지적
현재 담보인정비율 50~70% 결정
업종별 익스포저 관리도 한 방안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은행권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 축소'를 요구하면서 조만간 관련 규제가 시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담보인정비율(LTV), 업종별 위험노출액(익스포저) 등이 조정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22일 5대 금융지주 회장과 만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축소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진표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이날 자리에서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은행의 여신이 4000조원에 달하고 이중 55%가 부동산 금융에 잠겨있는 상태"라며 "특히 연기금·공제회·공기업·대기업 등이 약 1100조원의 자금을 상업용 오피스에 과도하게 투자한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독당국에서도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할 텐데 이런 부분을 고려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이에 따라 은행권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줄이기 위해 어떠한 방안이 시행될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조치로 거론되는 것이 담보인정비율 조정이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한도를 감정평가액의 50~70% 사이로 결정하고 있다. 은행들이 거래시세, 경매가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정하는 수치다.(은행별 여신규정 명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낮은 수준의 담보인정비율을 제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낮은 비율을 제시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담보인정비율 산출체계를 합리화해달라'고 권고할 수도 있다"며 "담보인정비율이 보다 보수적으로 책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업종별 익스포저를 손댈 가능성도 나온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이 한 업종에 지나치게 쏠리지 않도록 제조, 서비스, 부동산 임대 등 업종별로 비중을 조정하는데 이를 익스포저(위험노출)라고 표현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업 익스포저를 보수적으로 조정하라는 주문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예컨대 30%이던 부동산 임대업 비중을 20%로 낮추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신규 대출이 제한되고 금리 역시 오르는 수순이 예상된다. 금리를 올림으로써 대출이 제한되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다만 업종별 익스포저는 충격파를 감안할 때 담보인정비율 강화보다 도입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익스포저를 줄이면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업종별 익스포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양보다 증가율을 관리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현재 상업용 부동산에 공실이 많은데, 이들 중에는 새로 건물을 구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존 건물의 공실 상황) 버티기 위해 새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다. 가격도 많이 오른 지역이 있는가하면 부실화된 지역이 있다"며 "어느 정도 관리는 필요하지만 이미 나간 대출 자체가 부실화되지 않도록 과도하지 않은 수준에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