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매듭장 중국 문화" 주장하며 비방 댓글
숨 프로젝트 "문화 소유권 주장, 글로벌 시민 자세로 볼 수 없어"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중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유산인 매듭장까지 중국의 문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리랑, 한복, 김치에 이어 또다시 온라인에서 벌어진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 사태'다.
최근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동아리인 '숨 프로젝트'가 SNS를 통해 소개한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게시글에 매듭장은 중국의 것이라며 비방의 댓글을 달았다.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이 매듭장은 중국의 것이다. 언제부터 한국의 것이었냐!" "매듭장은 중국 것, 중국매듭! 중국매듭!" "남의 것을 훔치지 마라" "한국은 문화 도둑입니까" 등을 중국어와 영어, 또 한국어로 번역해 공격했다.
숨 프로젝트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창업 동아리 '법고창신'이 진행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전승 취약종목의 무형유산을 재조명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문화재청이 지정한 전승취약종목 31개 종목을 소개하고 이와 관련해 소통 중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숨 프로젝트에 게재된 매듭장 설명 게시물 [사진=숨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2021.01.29 89hklee@newspim.com |
중국인들과 마찰이 생긴 게시글은 지난 7월 SNS에 올린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콘텐츠다. 중국인들이 매듭장은 자국의 문화 기술이라며 한국의 문화를 비방하는 댓글이 멈추지 않자 숨 프로젝트는 지난 12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숨 프로젝트는 2003년 10월 17일 프랑스 파리 제32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한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협약'에 근거한 무형문화유산의 의미를 언급했다.
숨 프로젝트 관계자는 "무형문화유산은 공동체와 집단의 환경, 자연과의 상호작용, 역사에 따라 재창조되고 정체성과 지속성의 인식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또한 무형문화유산은 시공간을 막론하고 공유되는 것이다. 때문에 배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것임을 동 협약의 서문, 특히 문화적 다양성에 관한 부분에서도 명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과 같은 문화 소유권의 갈등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숨 프로젝트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공유유산(shared-heritage)' 개념의 도입이 있다"며 "국제사회는 문화의 다양성 보장을 위해 문화의 속성으로써의 '공유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공동등재제도'와 같은 제도적 지침을 마련해 문화의 공유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참고로 유네스코는 문화 소유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공유하는 문화유산은 공동으로 등재할 것을 권장한다.
끝으로 숨 프로젝트는 문화 소유권 주장은 국제 사회를 살아가는 세계시민의 자세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대사회에도 문화는 공유되고 있다. 마치 현대 중국에서 한국의 문화를 소비하는 것처럼 과거 동아시아의 역사 속에서도 끊임없는 문화 공유가 이뤄졌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무형문화유산과 더 나아가 문화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지구촌 사회를 살아가는 세계시민의 자세라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첨언하며 한국 문화와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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