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등 통해 간편하게 선물
2월치 상품권 물량 동나기도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 직장인 최모(45) 씨는 올 설날 조카들에게 세뱃돈 대신 주식상품권을 선물하기로 했다. 대학생 3학년이 된 첫째 조카가 최근 주식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 중이란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대학 새내기가 된 둘째 조카에게는 해외주식 상품권을 선물로 줬다.
최씨는 "이번 명절에는 서로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조카들에게 값진 방식의 용돈을 주고 싶다고 생각해 주식상품권을 선물했다"며 "다행히 가족들도 일찍부터 아이들이 투자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사적모임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올 설날에도 계속되면서 세뱃돈에 대한 신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식열풍이 올해도 뜨겁게 이어지자 세뱃돈 대신 '주식상품권'을 주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설을 앞두고 마련해놓은 주식상품권이 벌써 동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사진=신한금융투자] |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설날을 겨냥해 상품권 선물하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속속 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해 '스탁콘'을 선물하면 스탁콘을 하나 더 주는 1+1 이벤트를 오는 14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 스탁콘 4100원권을 선물하면 선착순 1만명에게 스타벅스 스탁콘을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이용자라면 신한금투 계좌가 없어도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스탁콘을 선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스타벅스 4100원권 ▲넷플릭스 1만2000원권 ▲애플 2만5000원권 ▲테슬라 3만원권 총 4종류가 출시된 상태다.
하나금융투자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하나원큐주식'을 통해 간단하게 주식을 선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앱을 이용하면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휴대전화 번호만 알고 있으면 국내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물할 수 있다. 주식을 선물 받는 사람이 하나금투 고객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한국투자증권도 '온라인 금융상품권'도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다. 카카오톡을 이용해 쉽게 구매·선물할 수 있고 투자처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금융상품권으로 주식 뿐만 아니라 펀드나 발행어음 등 원하는 상품을 골라 투자할 수 있어 활용성이 높다. 다만 이 상품권은 설을 앞두고 이번 달 물량까지 모두 소진돼 오는 16일부터 다시 구매가 가능하다.
이처럼 명절 용돈이 주식상품권으로 대체되고 있는 현상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투가 지난해 12월 스탁콘 출시 이후 약 4주 동안 서비스 이용 건수(4000여건)를 분석한 결과, 이용자 중 30대가 40%, 20대 38% 등 2030세대가 78%나 차지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투자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주식 상품권 등으로 세뱃돈을 대신하는 문화가 새롭게 정착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특히 지난해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한 젊은 세대 투자자가 많은 만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만족할 만한 명절 선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