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올 1월 신규계좌개설 89만3000개
균등배분제, 많은 계좌수 유리...계좌 개설 증가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해부터 개편된 공모주 청약제도가 시행되면서 신규 주식계좌수 증가가 심상치 않다. 온 가족이 총동원돼 주식계좌 늘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3월 대형 공모주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앞두고 비례 배정보다 균등 배정 방식이 유리하다고 보고 미성년자를 비롯한 온 가족이 총동원돼 계좌 늘리기에 총력을 벌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활동 주식계좌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활동 주식계좌수는 3475만개였다가 올 1월 초 3557만개를 넘어섰다. 지난 15일 기준 활동 주식계좌수는 3755만개를 기록하고 있다.
활동 주식계좌수에는 신규계좌수도 포함돼 있다. 올해 들어 각 증권사 영업점에선 주식계좌를 개설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미성년자부터 주식투자를 안하던 노년층까지 연령층은 다양하다.
개인 고객이 가장 많은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해 1월 전체 신규계좌개설수는 14만3000개에서 같은해 12월 50만2000개로 껑충 뛰었다. 올 1월 전체 신규계좌개설수는 89만3000개로 급증하며 무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늘었다.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또 다른 증권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A증권사의 경우 올 1월 신규계좌수가 35만1411개로 지난해 신규계좌건수(179만6998개)의 20%를 달성했다. B증권사도 지난해 10월~12월 동안 신규고객수가 20만5000건이었는데 올 1월에만 15만3000건을 기록했다.
특히 오는 3월 18일 기업공개(IPO)를 앞둔 SK바이오사인언스가 공모주 최대어로 꼽히며 투자자들은 청약 전략 세우기에 들어갔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은 최근 장외 시장에서 20만원대에서 거래될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공모주 청약 투자자들은 기존 방식대로 한계좌에 최대한 많은 증거금을 넣어 주식을 많이 배정 받을지(비례배분), 증거금을 분산해 계좌를 여러 개 나눠 다양한 곳에 청약을 넣을지(균등배분) 정해야 한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균등배분제는 개인에게 배정된 물량의 50% 이내에서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모든 청약자가 똑같은 수의 주식을 받는 방식이다. 균등배분제는 적은 돈으로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자금력이 뛰어난 투자자들만 독식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보완책으로 내놓은 방식이다.
예컨대 앞서 지난 1월 28일 코스닥에 입성한 씨앤투스성진의 경우 16만주 가량이 균등배분 대상이었다. 균등배분 최소 청약 주식수는 10주로, 증거금 16만원만 내면 무조건 1주 이상의 주식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청약에 4만7000여명이 몰렸다. 이런 '학습효과' 탓에 공모주 투자자들은 온 가족을 총 동원해 주식 계좌수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만큼 올해도 공모주 열풍이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해 대비 공모주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낮아진데다 균등배분으로 큰손 투자자들이 빠져나갈 것이란 전망에서다. 또 올해 금리 상승 전망 등으로 증시상승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모주 흥행을 장담할수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올해 공모주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며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코스피 IPO를 보면 올해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