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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0% 선을 뚫고 오를 경우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아케고스 캐피탈 매니지먼트에서 발생한 마진콜 디폴트와 이에 따른 대규모 블록딜 사태가 헤지펀드와 패밀리 오피스 업계 전반에 연쇄적으로 확산, 뉴욕증시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크레디트 스위스(CS)가 아케고스의 마진콜 디폴트로 인해 47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았다는 보도와 맞물려 월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6일(현지시각)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통하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시장 금리 상승이 연쇄적인 마진콜 디폴트를 일으키며 증시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명 '닥터 둠'으로 통하는 그는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에 걸친 저금리 여건과 부양책에 큰손들 사이에 고위험 베팅이 활발하게 이뤄졌고, 이 때문에 경기 조정 주가수익률(CAPER)이 1929년과 2000년대 초반과 같은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증시 전반에 걸친 버블과 레버리지를 동원한 투기 거래가 만연한 가운데 시장 금리 상승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레버리지를 일으키며 고위험 베팅에 뛰어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구겐하임의 스콧 마이너드 전략가를 포함해 다수의 투자가들이 아케고스 사태와 흡사한 주식시장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경고음이 나온 셈이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루비니 교수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2%가 결정적인 도화선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익률이 2% 선을 뚫고 오르면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인플레이션 상승을 포함해 거시경제 측면의 위험 요인이 부각된 상황에 헤지펀드와 패밀리 오피스의 고위험 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충격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루비니 교수는 "달러화가 최근 상승 흐름을 타면서 헤지펀드를 포함한 기관 투자자들이 숏베팅으로 차익을 올렸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와 대규모 쌍둥이 적자로 인해 달러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월가는 시장 금리 상승 리스크에 여전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거시경제 지표 개선을 앞세워 단기적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골드만 삭스는 연말 10년물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고,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3.0%까지 오를 가능성을 예고했다.
최근 시장 금리 상승에도 뉴욕증시가 강한 저항력을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 이르다는 데 투자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아케고스 사태는 아직 진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CS는 또 한 차례 20억달러 이상의 블록딜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이날 뉴욕증시의 정규 거래가 개시되기 전 비아콤CBS가 3% 가량 밀렸고, VIP숍 홀딩스가 2% 동반 하락했다. 파페치가 3% 가까이 내리는 등 아케고스 관련 종목들이 또 한 차례 강한 하락 압박에 시달렸다.
마진콜 디폴트 사태에 따른 여진이 이어지는 상황이고, 앞으로 수 차례에 걸쳐 주가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패밀리 오피스부터 레버리지 및 스왑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꼬리를 물고 있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