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찬성 교수 절반도 채 안돼"
교수·학생·직원 참여 대학평의원회도 거치지 않아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 추진 등 학습 여건 개선 선행 주장
[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최근 부산대와 부산교대가 업무협약(MOU)을 맺고 통합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청)와 교대 총동창회 등이 "일방적으로 추진 중인 통합은 중단돼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교총과 전국교육대학총동창회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평면적인 경제논리로 교대를 일반대와 통합하는 것은 초등교사 양성시스템의 붕괴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3일 오후2시 한국교총 단재홀에서 열린 '초등교육 말살하고 교육 전문성 저해하는 교대-일반대 통합 반대 공동 기자회견'에서 교총 회장단 및 전국 11개 교대 총동창회 회장단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범주 기자 wideopen@newspim.com |
이들은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산교대와 부산대의 통합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정책은 즉각적으로 철회해야 하며 OECD 선진국 수준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대와 부산교대는 총장 등 대학본부 주도로 통합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교수회의에서 전체 교수 80명 중 과반도 안되는 39명이 찬성했고, 학칙에 따라 교수와 학생, 직원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도 거치지 않아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 중에 있지만, 경제적 잣대로 설립목적이 다른 일반대학과 교대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해결책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법률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드러난 초등학교 학급의 과밀화 해소를 위해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습자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학력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각각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전문화된 교사 확충이 시급하다는 주문도 함께 내놨다.
한국교총 등은 2008년 통합한 제주대와 제주교대의 효율적 운영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정이운 제주교육대학총동창회장은 "13년전 약속한 교육환경 개선 재정투입도 미약했고, 인적·물적교류 등 통합효과도 미미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제주교대 동문들 사이에서는 '2008년 통합 이후 제주교대의 시계는 멈췄다' '제주교대를 다시 떼어 복원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정 회장의 설명이다.
한편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통합의 근거로 들고 있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교원 수급과 재정 문제는 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무와 교육 발전에 대한 정책적 의지의 문제"라며 "미래 교육 변화에 적극 대응하도록 초등교사를 증원할 호기로 삼는 등 정책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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