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했던 오비탈 수 '3' 미만에서 훈트금속 발현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기존 통념을 뒤엎을 정도로 양자역학 상태의 새로운 훈트금속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한명준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훈트금속'이라고 알려진 특이 양자 상태의 새로운 존재 가능성을 최초로 증명했다고 1일 밝혔다.
훈트 상호작용 증가에 따른 금속의 성질 변화 양상과 상도표 [자료=한국과학기술원] 2021.06.01 biggerthanseoul@newspim.com |
훈트 금속(Hund metal)이란, '훈트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독일의 물리학자 '프리드리히 헤르만 훈트'의 이름을 딴 독특한 양자역학적 상태를 띠는 금속을 말한다. 전기저항 없이 전류가 흐르는 초전도 현상을 나타내거나 외부 조건의 미세한 변화에도 물질이 크게 바뀌는 특성을 가져 기존 반도체 소재를 뛰어넘는 응용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신물질로 평가된다.
그동안 원자 내에서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양자역학적 상태를 나타내는 '오비탈'의 개수가 '3'이상인 경우가 주료 연구돼왔다. 오비탈의 개수가 '2'인 경우에는 훈트금속이 나타날 수 없다는 게 오랜 상식이다. 오비탈은 전자나 그들 쌍의 파동적 성질을 수학적 함수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같은 기존의 통념을 뒤엎었다. 오비탈 수가 '2'인 경우에도 훈트 금속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훈트 금속보다 그 신호가 약하다는 점에서 이를 '약한 훈트 메탈(weak Hund metal)'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번 증명은 훈트 금속과 관련된 상태를 이해하고 분류하는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결과일 뿐 아니라, 지금까지 난항을 겪고 있던 많은 관련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는 데서 주목을 받는다.
한명준 교수는 "이번 결과는 논문을 심사한 심사위원들조차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을 만큼 획기적이었다"며 "관련 실험 데이터나 현상들을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마련한 기초 이론 연구로, 최근까지 학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초전도와 관련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시헌 한국과기원 물리학과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하고 최상국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연구소 박사가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달 17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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