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보 속 무더위 쉼터 이용하는 시민 없어…실효성 의문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답게 22일 오후 2시께 온도는 33도에 육박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나는 날씨에 시민들은 양산을 쓰거나 손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그마저도 시민들은 뜨거운 뙤약볕을 완벽히 피하기엔 무리였는지 지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더위가 연일 이어지자 광주시는 취약계층을 위해 동네에서 가까운 경로당, 동 행복복지센터 등 1500여곳에 무더위 쉼터를 설치하고 냉방비 3억원을 지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22일 오후 2시께 찾은 광주 서구 치평동 행정복지센터 무더위 쉼터. 33도에 육박한 날씨지만 이곳을 찾는 시민은 1명도 없었다. 2021.07.22 kh10890@newspim.com |
뉴스핌이 이날 오후 2시께 찾은 광주 서구 치평동 행정복지센터 무더위 쉼터는 더위를 식혀주는 에어컨, 정수기 등이 있었지만 민원객 외에 무더위 쉼터를 찾은 취약계층은 1명도 없었다.
기존 민원인 대기 좌석을 무더위 쉼터로 이용하고 있는데다 민원 창구를 마주 보고 있어 오래 머무르기에는 사실상 어려웠다.
이처럼 광주시가 혈세를 들여 운영하는 무더위 쉼터가 정작 시민들에게는 외면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인 22일 오후 한 시민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양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2021.07.22 kh10890@newspim.com |
민원 업무를 보고 나온 시민 박한솔(46) 씨는 "무더위 쉼터인지도 몰랐지만 공무원들하고 마주 보고 있는데 부담스러워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며 "공무원들만 시원하니 좋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상무1동 행정복지센터에 무더위 쉼터 이용객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당황하며 "무더위 쉼터는 경로당 아닌가요"라며 무더위 쉼터 지정 여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더위쉼터 홍보가 아직 덜 돼서 시민들이 찾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실효가 없는데 소수를 위해 응대하기 위해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운영하고 있을 수도 있다"며 "실수요에 대한 적법한 절차가 이뤄졌는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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