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신경전
"야권 외연 확장 위해 안철수 역할 필요"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민의당 내에서 안철수 대표가 독자로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주 휴가를 근거로 합당 '압박'을 지속하자 국민의당에서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 및 대통령 진실고백 촉구 당지도부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8.02 photo@newspim.com |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애초에 합당을 추진할 당시 열린 플랫폼을 통해 안 대표의 역할을 제도화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그렇다면 야권의 외연 확장을 위해 '안철수'의 역할이 다시 필요한 것 아니냐라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헌 개정을 해서라도 안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안 대표가 내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국민의당 당헌 개정이 필요하다. 당헌 제75조는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역시 안 대표의 독자 출마론에 힘을 실었다. 이 사무총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많은 분들이 (안 대표가) 대선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체 야권 대통합의 과정에서는 나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무협상 과정에서 진전이 없었고, 결국 당 대표 간의 기싸움으로 상황이 악화됐다.
이 대표는 실무협상단에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자 안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했다. 특히 내주 휴가 일정을 고려해 이번 주까지 회동을 해야 한다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에 국민의당은 "제1야당의 대표가 자신의 휴가 일정을 빌미로 갑질을 한다"고 맞받아치며 합당 논의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마산 어시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독자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 국민의당에서 무슨 말을 하더라도 안 대표가 직접 의사를 밝혔으면 좋겠다"며 "국민의당 당헌당규를 바꿔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계속 가겠다는 이야기인지, 단일화를 상정하고 출마하겠다는 의지인지 정확하게 말하셔야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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