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법·감염병 예방법 위반, 5시간 소환 조사 받아
"차량 시위 불법 규정하면 민주노총처럼 할 것"
비대위, 경찰 조사 따라 추가 차량시위 검토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반발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심야 차량시위를 주도한 김기홍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공동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6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김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사는 오후 3시까지 약 5시간 동안 진행됐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1인 (차량) 시위의 집시법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얘기했다"며 "차량 안에서 평화적으로 행한 시위였고, 처음부터 기획 의도가 1인 시위였기 때문에 (집시법 위반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합법적인 틀 안에서 평화적으로 하는 시위조차 나라에서 금지를 한다면 더 이상 이런 집단이 평화적 시위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부분에 대해 충분히 (경찰에) 설명을 했고,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인정되는 시위는 개최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김기홍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에서 소환 조사를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7월 14일과 15일 밤 정부에 대해 1인 드라이브스루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1.08.06 dlsgur9757@newspim.com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연장할 경우 전국 규모의 차량 시위를 예고한 데 대해선 "만약 불법이라고 규정된다면 차량시위를 할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처럼 8000명이 됐든 1만명이 됐든 자영업자들이 모두 뭉쳐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국적 시위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우선 정부의 진정성 있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최근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에게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답변이 무시되고 있다. 우리는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지, 시위를 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에 반발해 일부 비대위 회원들이 오는 15일 예정된 보수단체의 광복절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자영업자들의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그런 이슈에 묻히는 것을 원하지 않기 시간적 부분에 차별적을 두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향후 경찰 추가 조사에 변호인을 지원하겠다는 국민의힘 등에 제안에 대해선 "현재까지 조사에 임한데 있어서 여야 불문하고 (도움을) 주셨지만 홀로 고군분투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굉장히 특혜로 보일 것"이라며 "만약 변호인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때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14일 밤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거리두기 4단계 조치 불복 기자회견'에서 김기홍 자영업자비대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전국자영업자비대위는 "자영업자만을 희생시키는 방역 조치에 불복을 선언한다"며 차량 500여대로 광화문, 서울시청을 오가는 대규모 1인 차량시위를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의 미신고 불법 시위 규정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2021.07.14 yooksa@newspim.com |
앞서 비대위는 지난달 14~15일 손실 보상금 지급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집합 금지 조치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 여의도공원과 혜화역,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에서 야간 차량시위를 진행했다. 비대위는 이틀간 열린 시위에 차량 750여대, 300여대씩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당시 시위에 참여한 일부 차량이 대열을 이루고 이동한 것이 미신고 집회에 해당된다고 보고, 시위를 주도한 김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한편 비대위는 이날 정부가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로 적용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22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회의를 통해 논의하고 추가적으로 밝히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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