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0월 초 연중 저점 지나 반등세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에 생산회복 기대↑"
"수급 개선 제한적 모멘텀에 불과, EV M/S 관건"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장장 10개월간 조정 국면이던 국내 완성차들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실적 부진이 예고됨에도 불구하고 그간 주가를 억눌러왔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면서다.
시장에선 우려를 선반영한 주가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서는 반도체 수급 차질이 구조화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등장한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현대차 주가 추이 [캡쳐=키움증권 HTS] 2021.10.14 lovus23@newspim.com |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대차는 전일종가대비 3.18% 오른 2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는 2.43% 뛴 8만42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달 5일부터 13일까지 외국인은 현대차를 1058억7900만원, 기아를 620억7200만원 어치씩 순매수했다. 기관은 현대차를 1428억1300만원, 기아를 1288억7300만원 규모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같은 기간 현대차를 2476억8700만원 순매도했으며, 기아를 1918억6700만원 팔아치웠다.
올 상반기부터 빚어진 차량용 반도체 생산 차질 문제가 장기화됨에 따라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지난 9월 29일 현대차의 주가는 올 1월 4일 이후 약 9개월만에 2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하락세를 거듭하며 10월 5일 장중 18만9000원까지 하락했다. 기아 역시 이번달 6일 7만4700원으로 장중가 기준 저점을 찍었다.
실제로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는 완성차업체들의 3분기 실적에도 타격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의 3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 기준으로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대비 9.7%, 전기대비로는 12.8% 감소한 89만5000대로 집계됐다. 기아의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대비로는 2.4%, 전기대비로는 9.3% 감소한 68만2000대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이 예상됨에도 주가가 고개를 든 건 차량용 반도체 공급문제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면서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 줄고 현지 공장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올라오면서 이 같은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주가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 우려가 충분히 반영돼 있는 만큼 수급난 해소 조짐이 주가 방향을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생산량 예상치가 하향조정되면서 이는 가격조건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과 관련된 소식은) 이미 확인된 재료가 재탕되는 것인 반면, 오히려 개선 가능성에 대한 뉴스는 새로운 소식으로 인식된다. 최악의 국면을 지나 악재보다는 호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소한 공급 회복의 시그널은 나온 상황이다. 추가적으로 신차에 대한 이연 수요가 확인된다면 생산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해진다"며 "중고차 지수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는 점과 극단적으로 낮아진 업체들의 신차재고 현황을 감안하면 앞으로 신차 재고 확보에 공격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슈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차 관련 퍼포먼스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수급 개선은) 단기적으로 실적 및 주가의 모멘텀을 회복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수요 대비 생산능력이 부족한 구조적인 문제가 해소되기까지는 시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한적인 모멘텀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송 연구원은 "결국 중요한 건 친환경차"라고 강조하며 "아직 국내 완서차업체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점유율이 6%에 불과하며 아직은 (경쟁력 부문에서)불확실성한 측면도 있어 이 점유율이 얼마나 확대될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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