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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고용시장이 지난달 고르고 강한 개선세를 보였다. 금융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일단 고용시장 개선세에 안도할 것으로 보면서도 금리 인상 결정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진행하며 관망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미 노동부는 5일(현지시간) 10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이 53만1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 기대치 45만 건을 웃도는 결과다. 실업률은 4.6%로 전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8월과 9월 고용 건수도 각각 48만3000건, 31만2000건으로 총 23만5000건 상향 조정됐다.
일자리 증가세는 업종 전반에 걸쳐 골고루 이뤄졌고 시장 전문가들은 이를 호평했다. 레저 및 숙박업에서는 16만4000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다만 이 업종의 일자리는 코로나19 사태 시작 진전인 지난해 2월보다 140만 개가 적다. 10월 중 식당 및 술집에서는 11만9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전문·경영 서비스업에서는 1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고 제조업과 운송 및 물류에서도 각각 6만 개, 5만4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오늘 수치는 미국 경제 회복세에 속도가 붙고 있고 고용시장의 회복이 장기간 이뤄질 것을 보여줬다"면서 "이런 종류의 보고서는 주식에 매우 긍정적이지만 이것이 연준의 생각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리레인 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는 "투자자들은 경제 둔화를 우려하고 있었는데 이번 고용지표는 경제가 여전히 회복 중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임금 증가세도 지속했다. 10월 시간당 평균소득은 전달보다 11센트 증가한 30.96달러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시간당 평균소득은 4.9% 늘었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한 달 전보다 0.1시간 줄어든 34.7시간이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금리 인상 전망에는 영향 없어, 노동시장 참여율 개선돼야"
고용지표는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을 예측하는데 있어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완전고용을 달성해야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내년 하반기까지 완전고용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고용지표를 확인한 전문가들은 당장 연준의 금리 인상과 관련한 전망을 크게 변경하지는 않았다. 연준이 이달부터 월 150억 달러의 테이퍼링을 진행하며 물가 상승세와 고용시장 개선세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금융시장은 연준이 내년 두 차례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1월 이후에도 월 150억 달러의 속도로 테이퍼링이 계속 진행될 가능성에는 무게가 실린다. 연준은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면서 1월 이후 테이퍼링 속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신하지 않았다.
인스퍼렉스의 데이비드 페트로시넬리 선임 트레이더는 "지난 몇 달간 헤드라인 수치는 다소 실망스러웠고 이것은 그것을 따라잡은 수치"라면서 "이것이 연준이 2022년 금리를 올릴 때 무엇을 할지에 대한 전망을 변경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모넥스 유럽의 사이먼 하비 선임 외환 시장 애널리스트는 "금리에 대한 연준의 포워드가이던스가 고용시장의 회복에 대체로 연관돼았다는 것을 볼 때 오늘 긍정적인 고용지표는 2년물 금리를 일단 2bp(1bp=0.01%포인트) 넘게 띄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노동시장 참가율은 앞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문가들도 여전히 팬데믹 이후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노동시장 참가율이 더 오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노동시장 참가율은 10월 61.6%를 나타내 지난해 6월 이후 61.4~61.7% 범위에 머물렀다. 이 수치는 지난해 2월보다 1.7%포인트 낮다.
페트로시넬리 트레이더는 "한 가지 문제는 노동 참여율"이라면서 "사람들이 완전히 일터로 돌아가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우려했다.
고용지표 발표 후 자산시장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주식시장은 고용시장 개선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87%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73%, 0.57% 상승했다. 이날 3대 지수는 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반면 최근 빠르게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던 채권시장에서는 오히려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3.6bp 밀린 1.488%를 나타내 장중 저점으로 레벨을 낮췄다.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0.4bp 올랐고 5년물은 1.9bp 내렸다.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지수)는 장중 94.634까지 올라 지난해 9월 25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