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술값 다툼 끝에 살해한 후 사체 유기…1심서 징역 30년
허민우 "반성하고 죗값 받겠다"…12월 23일 항소심 선고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술값 시비 끝에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 받은 노래주점 업주 허민우(34)가 항소심에서 "반성하고 죗값 받겠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1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최수환 부장판사)는 18일 살인 및 사체훼손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 씨에 대한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하고 재판 절차를 종결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에서 구형한 대로 징역 30년과 15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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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허 씨 측은 가족과 지인이 작성한 선처 취지의 탄원서 22부를 제출하기도 했다. 허 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는 살인자다. 반성하고 죗값 받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도 "본인의 잘못이 중대해 양형부당이라는 말을 드리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하고 있고,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피해자 유족에게는 부족하겠지만 경제적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 피고인 가족이 합의금 마련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데, 선고기일 전까지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형 전력이 없고 우발적인 범죄였던 점, 가족과 지인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참작해 선처를 베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내달 23일 오후 2시에 항소심 선고를 내린다.
허 씨는 지난 4월 22일 자신이 운영하던 인천시 중구 신포동 노래주점에서 40대 손님 A씨를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시 허 씨는 술값으로 시비를 벌이던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걷어찬 뒤 A씨가 의식을 잃자 13시간가량 방치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A씨의 사체를 훼손하고 부평구의 한 야산에 사체를 유기했다. A씨의 사체는 5월 12일 발견됐다.
1심 재판부는 허 씨에게 징역 30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술값 지급과 관련해 피해자와 실랑이를 했고 다툼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순간적인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건장한 체구로 과거 폭력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피고인은 상대적으로 마른 체형인데다 술에 취해 방어 능력이 없는 피해자를 살해해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며 "시신이 훼손돼 피해자를 잃은 슬픔을 추스를 수도 없게 된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허 씨는 과거 인천 지역 폭력조직인 '꼴망파'에서 조직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해 1월 폭력 조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고 보호관찰 기간 도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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