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銀, 세 번째 희망퇴직...부산·경남銀, 연령·직급 제한 無
씨티은행 철수 더해져 희망퇴직 신청 인원 5000명 육박
역대급 실적에 퇴직금 두둑·대상 확대...코로나19 영향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한해 세 번 실시부터 연령·직급 제한을 없앤 조건까지. 올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나는 인원이 4000명을 넘을 전망이다. 신청 인원 기준으로는 5000명 가까이 도달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좋은 조건을 내건 데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은 영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대구은행은 지난주까지 올해 마지막 희망퇴직 신청자를 접수받고 대상자를 선별 중이다. 대상자는 내년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1966년생이다.
대구은행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다. 한해 세 번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은행은 그간 연말에 한 차례 희망퇴직을 받다 지난해엔 7월과 12월 두 차례 실시했다. 올해 이미 지난해(41명)보다 많은 인원(49명)이 짐을 싼 가운데 연말 인원까지 더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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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1.11.29 yrchoi@newspim.com |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난 25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나이와 직급 제한이 없는 게 특징이다. 사실상 30대 대리급 지원도 지원이 가능한 셈이다. 지난해엔 1980년생 이상으로 연령 제한을 뒀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5급으로 입사했다면 10년 후 과장급, 7급으로 입사했다면 대리급인데 20대 중반에 7급으로 들어왔다면 30대 대리도 해당되는 것"이라며 "비대면화로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해졌고 실적을 많이 낸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희망퇴직 규모도 역대급에 이를 전망이다. 신청 인원을 기준으로 하면 연말 접수를 앞둔 하나은행을 제외하더라도 48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2100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연 2회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곳이 늘어난 데다, 철수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는 한국씨티은행이 더해진 결과다.
KB국민은행에선 지난 1월 말 800명이 짐을 쌌다. 신한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1년에 두 번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350명이 그만뒀다. 우리은행은 460명이 나갔고 NH농협은행은 45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하나은행은 이르면 내달 희망퇴직을 접수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한 SC제일은행은 500명이 떠났다. 소비자금융 부문 청산에 나선 한국씨티은행은 이달까지 23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대상을 확정한 뒤 12월부터 내년 2월과 4월 순차적으로 내보낼 예정이다.
희망퇴직 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역대급 실적으로 조건이 유리해진 데다 대상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자를 1965생부터 1973년생으로 잡아 40대도 신청이 가능해졌다. 지난해(1964∼1967년생)보다 대상이 늘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최대 6억원까지 36~60개월분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최대 7억원 한도에서 정년까지 남은 급여를 100% 보상하고 창업 및 전직 지원금 2500만원도 지급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실적이 좋을 때 좋은 조건으로 직원들을 내보내 인력 순환구조를 만들고 새 출발을 원하는 직원들은 희망퇴직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며 "나름 경쟁이 치열해 '눈물의 희망퇴직'은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