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한이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가가 본격적인 도발은 이제 시작일뿐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 초대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H. 리 우드로윌슨센터 선임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게재된 '김정은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지난 1월에만 7차례나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는 등 올해 9번 차례나 미사일 발사 도발을 했다면서 이는 자신들이 미사일과 핵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리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 이상의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서 올해가 북한에 매우 중요한 한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가 김정은 집권 10주년이자, 김정일 생일 80주년이고, 오는 4월 15일은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라면서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북한 주민들에게 새로운 고급스런 '하드웨어(무기)'를 갖고 있음을 과시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미래 핵 협상에서 더 많은 레버리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또 "김정은은 이제 막 시작했다. 모든 것이 잘 진행되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수십 년을 더 통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사일 발사 시험장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 노동신문] |
그는 전쟁무기들을 내세우는 것이 북한 김씨 일가의 공식 중 하나였지만, 김정은은 그의 부친이나 조부보다 더 큰 시야를 갖고 있다면서 김정은은 핵 능력을 통치를 유지시키고 북한의 존립을 보장해줄 '보도(寶刀)'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에선 김정은이 예측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김정은의 행동양식은 명확하고, 그는 야심만만하다"고 주장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의 미끼를 물고 역사적인 정상회담까지 했지만 실질적인 핵 합의는 없었다면서, 북한은 "무기개발을 마무리할 구실을 얻기 위해 일부러 자극하는 (김씨 일가의) 교과서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즉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이를 규탄하고, 북한은 미국의 적대행위를 빌미 삼아 자신을 방어할 무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워 더많은 무기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북한이 대화를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경험으론 북한은 오히려 미국을 협상에 나오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대가를 지불토록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조건없는 대화'를 내세우며 북한의 미끼를 물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북한의 본격적인 도발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 핵 야먕의 시급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일관되고 신중한 메시지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북한은 이간질에 능숙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확산에 맞선 연합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모든 주변국들과 공감 지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이밖에 각종 제재로 자금원이 차단된 북한 정권이 사이버 해킹 등으로 전세게에서 20억 달러 이상을 탈취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를 차단할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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