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물가 상승으로 조만간 중산층은 물론 부유층 지갑까지 닫힐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4일(현지시각) CNN은 고물가와 지정학 우려 등이 중산층과 부유층의 쇼핑에도 지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은 이미 영업 이익 전망을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레호보스비치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델라웨어 주 레호보스비치 시민들이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를 맞아 쇼핑을 즐기고 있다. 2020.11.27 bernard0202@newspim.com |
매체는 증시 변동성, 인플레이션,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등이 맞물려 경제 모든 부문에서 둔화가 시작되고 결국에는 럭셔리 제품에 대한 수요까지 축소될 위기라고 강조했다.
미국 고급 가정용 가구 판매업체인 RH 최고경영자(CEO) 개리 프리드먼은 지난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러한 우려를 드러냈다.
개리 CEO는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로 인한 시장 변동성으로 1분기 중 가구 수요가 줄어드는 것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물가가 식당과 자동차 등 (우리 삶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점을 실제로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물가 상승이 모든 소비자에게 타격이 돼 RH와 같은 기업들 역시 경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RH는 이러한 암울한 전망이 나온 뒤 385달러 수준이던 주가가 최근 320달러선까지 밀렸다. 이날 RH 주가는 330.85달러까지 회복된 상태다.
매체는 부유층을 주 고객으로 하는 다른 기업들 역시 향후 수요 감소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캘빈클라인(CALVIN KLEIN), 타미 힐피거(TOMMY HILFIGER) 등 유명 브랜드를 소유한 세계 최대 의류 업체 PVH 최고경영자인 스테판 라슨 역시 "시장이 여러 거시경제 및 지정학 우려로 인해 전례 없는 변동성을 겪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사업은 물론 소비자 지출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라슨은 "아시아에서의 코로나 재확산에 더해 북미에서의 공급망 차질 및 물류 지연 이슈 등 여러 역풍을 계속 헤쳐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매체는 다만 월가 애널리스트들 중에는 명품 업체들이 계속해서 선방할 것이란 긍정적 시선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CFRA리서치 애널리스트 자카리 워링은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해외 여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올라온다면 계속 아웃퍼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HSBC 소비자 및 유통 리서치 부문 글로벌 대표인 에르완 람부르그는 "아직은 명품 업계에 암울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경기 침체나 증시 급락,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변수가 지속되면 명품 업계 매출에도 궁극적으로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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