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뛰어넘으며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경기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물가를 잡아야 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딜레마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7.5% 뛰어 1997년 통계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6.6%도 대폭 뛰어넘은 수치이자, 2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5.9%에서 상승세가 한층 강화됐다.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건 에너지 가격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러시아 제재로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며 유로존 물가 상승에 불을 지폈다. 식료품, 서비스 및 내구재 물가도 모두 오르며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ECB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3배 가까이 상회했다.
에너지와 식품 같은 변동성이 높은 품목을 제외하고 근원 물가지수도 3.2% 오르며 2월의 2.9%에서 상승률이 높아졌다.
ECB는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 투자도 줄며 2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가까스로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던 1분기에서 둔화되며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 경제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낮은 성장률로 대변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 셈이다.
더구나 유로존 노동시장이 수십년 만에 가장 타이트한 상황이어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전제 조건인 임금 상승도 가시화되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기대 인플레이션마저 올라가며 물가 상승을 더욱 고착화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ECB가 올해 긴축에 나서면서도 금리 인상폭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물가 안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ECB의 이 같은 계획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라, 향후 ECB의 정책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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