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사이 기준금리 0.5%→1.50% 1%p로 '껑충'
금리인상 후폭풍…연간 이자 부감 증가액 13조원↑
자영업자 등 부담 가중…한은 추가인상 고민 커질듯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지난해 5월 주택담보로 3억원을 대출받았다.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한 김씨가 당시 받은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0.84%, 가산금리 1.61%(우대금리 포함)로 2.45%. 장기대출로 원리금균등분할상환을 하는 김씨가 한 달에 납부하는 이자는 월 61만원, 연간 735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8개월 사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p(0.5%→1.50%)나 올리면서 김씨가 은행에 내야하는 이자는 월 86만원, 연 1035만원으로 늘어났다. 연간 300만원이나 이자를 더 부담하게 됨 셈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사진은 서울 시내 은행 모습. 2022.04.08 kimkim@newspim.com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김씨처럼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한은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글로벌 긴축 등의 이유로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대출자들의 이자 폭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1755조8000억원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6.1%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p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조3404억원 불어난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또 0.25%p 인상해 기준금리는 1.50%까지 상승했다. 한은은 최근 8개월 사이 기준금리를 0.5%에서 1.50%로 1.00%p나 인상했다. 이에 따른 가계 이자 부담 규모는 13조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증가액은 65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은 65만원 수준이지만 김씨의 경우처럼 3억원을 대출받은 차주의 경우 연간 이자부담 증가액은 300만원으로 불어난다.
만약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로 0.50%p 올려 연 2.00%가 되면 가계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20조원 정도 커진다. 대출자 1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100만원 정도다. 김씨의 경우 월 97만원, 연 1170만원을 이자로 내야 한다.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0%까지 올릴 경우 김씨가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만 1300만원(월 111만원)을 훌쩍 넘게 된다. 지난해 5월 대출받을 당시 연간 735만원(월 61만원)을 이자로 지불했다면 기준금리 인상 만으로 2배 가까이 이자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대출 거래를 늘린 다중채무자나 자영업자, 취약계층, 영끌·빚투족 등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한은도 추가 금리인상 시기와 폭을 놓고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간사단 전체회의에 참석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더라도 이에 따른 취약 계층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잘 검토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이 취약계층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인수위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긴급 간담회를 진행했다. 인수위는 금융위·금감원과의 간담회를 마치는 대로 한국은행과도 만나 최근 물가 상승 요인 등을 점검할 방침이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