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증시 1~2% 반등…코스피는 제자리걸음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탓
"한미 금리역전 현실화되면 변동성 더 커질 것"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코스피가 주요국 증시 중에서도 달러 강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내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이 금융위기 당시인 13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은 탓이다. 외국인 수급 공백으로 코스피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어 보수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5%(17.90포인트) 오른 2408.93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날 2% 넘게 급락한 데 따른 되돌림 매수세가 들어오며 2400선을 하루만에 회복했지만 그간 하락분을 되돌리기엔 미미한 수준이다. 같은 시각 홍콩항셍지수는 1.33%, 홍콩H지수는 1.41% 오르고 있으며 일본의 니케이225는 1.84% 반등 중이다.
코스피는 전날 2.04%(49.90포인트) 급락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20일 휴장한 가운데 지난 1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3% 올랐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3%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외국인투자자가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강한 매도세를 보인 탓이다.
주요국 증시 중에서도 코스피의 낙폭이 유난히 두드러지는 이유는 코스피의 흐름을 크게 좌우하는 외국인투자자의 지분율이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탓이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시가총액(1881조4828억원)에서 외국인투자자(581조7053억원)가 차지하는 지분율은 30.92%로 집계됐다.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은 지난 17일에는 30.85%까지 떨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 18일(30.82%)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 2022.06.21 chesed71@newspim.com |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에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전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9.97%로 2016년 4월 29일(49.59%) 이후 최저다. 외국인은 올해 삼성전자만 8조원 넘게 팔았다.
코스피의 외국인 지분율은 2010년 이후 30% 중반대를 유지해왔고, 올해 초까지만 해도 33~34%대를 보였으나 미국의 긴축 정책 등의 영향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크게 내려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1191.8원에서 전날 1292.4원으로 반년만에 100원 넘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290원을 넘어선 것은 13년만에 처음이다. 이날 장중 1295.3원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새로 쓰기도 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20일까지 코스피를 18조5055억원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는 8조8503억원을 팔고 개인은 27조4183억원 순매수해 외국인 매도 규모가 더욱 두드러졌다.
원화 약세는 다른 국가들의 통화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지난 17일 기준 달러 대비 유로화는 전주대비 0.19%, 위안화는 0.31%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럽국채 시장의 불안감이 진정됐고, 위안화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는 1.45% 올랐다. 한미 정책금리의 역전 우려감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국(1.75%)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0.75~1.00%포인트에서 0.00~0.25%포인트 줄었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0.25%포인트 올려도 연준이 다음달 시장의 전망대로 '빅스텝(50bp 인상)'을 밟으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아진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은 지난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가 더 낮은 한국에서 자본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금리 역전이 현실화되면 코스피의 외국인 지분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변수로 작용한 전망이다. 우선 오는 21일(미국 시간)에는 재닛 옐런 장관이, 22~23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설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연준의 물가 통제력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회복시킬지가 변수"라며 "정부의 개입의지 등으로 원달러 환율 상단은 제한되겠으나, 변동성이 큰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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