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약식회담도 무산됐지만, 세 차례 조우
尹 "양국 관계 발전 파트너 될 수 있다고 확신"
기시다, 공동군사훈련·日 방위력 강화 대면 언급 논란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세 차례 만나며 최악의 한일관계를 풀 계기를 마련했지만, 쉽지 않은 과제도 확인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밤 스페인 국왕인 펠리페 6세가 주최한 환영 갈라만찬에서 처음 대면했다.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만나 3∼4분가량 짧은 대화를 나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냉랭했던 양국 정상의 분위기와 달리 기시다 총리는 먼저 인사를 건네면서 윤 대통령의 취임 등을 축하했고,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도 참의원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나눴다.
[마드리드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윤석열 대통령(왼쪽)이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2022.06.29 kckim100@newspim.com |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나와 참모들은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한일 간 현안을 조속히 해결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도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 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 한일관계가 더 건강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양 정상의 약식 회담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한일 정상은 29일 나토 정상회담 초청 인도·태평양 국가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회동에 이어 기대를 모았던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두 차례 얼굴을 맞댔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대해 "한일 현안을 풀어가고 양국의 미래 공동 이익을 위해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하게 됐다"고 말하는 등 기대를 표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와 함께 한미일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핵 위협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한 후 이에 대응하는 3각 공조 강화를 이뤘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사진=뉴스핌DB] |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도 3국의 협력 강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각 협력은 우리의 공통 목표를 달성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다 총리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 미일의 억제력 강화를 포함해 한미일 공조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쉽지 않은 한일 간 과제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지난 한미일 방위장관회담에서의 3개국 훈련 합의를 언급하며 "핵실험이 이뤄진 경우에도 공동훈련을 포함해 한·미·일이 함께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하면서 "한미동맹 억제력 강화를 위해서도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위대를 다른 국가와 교전이 가능한 군대로 전환하기 위한 개헌을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일본 재무장' 지지론자다.
그러나 일본의 재무장은 식민지 통치를 겪었던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게는 용인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뿐만 아니라 한미일 공동 군사 훈련 역시 유사시 일본의 한반도 진출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문제다.
윤 대통령이 최악이었던 한일 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정상외교를 시작했지만, 일본의 재무장 등 과제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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