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까레이치 고려사람' 특별전 개막...우즈벡·카자흐스탄 수교 30주년 기념

기사입력 : 2022년09월06일 11:17

최종수정 : 2022년09월06일 11:21

9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대한민국과 우즈베키스탄 및 카자흐스탄 간의 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사진작가 빅토르 안(Виктор Ан)이 기증한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일상 사진 352점을 바탕으로 특별전 <까레이치, 고려사람>을 연다.

9월 7일부터 11월 7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지난 세기,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중앙아시아의 낯선 땅에 흩뿌려진 한민족 동포들이 정착과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해 온 일상의 흔적을 그린다. 전시된 60여 점의 사진에 표현된 고려인의 일상에서는 이국적인 현지의 주류 문화와 고려인 공동체가 유지해 온 오랜 전통, 그리고 멀리 떨어진 조국의 영향들 사이에서 중첩된 정체성을 형성해 온 고려인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다. 

■ 고려인의 삶을 포착한 사진작가, 빅토르 안

빅토르 안은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고려인 사진작가이다. 그는 소련 시절이던 1978년부터 고려인을 위한 민족어 신문 《레닌기치(Ленин киӌи)》에서 사진기자로 일하며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 마찬가지로 민족어 신문인 《고려일보(Корё ильбо)》를 거치며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지역 고려인의 역사와 생활상을 주제로 사진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고려신문 광고(1999,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레기스탄 광장) 공산당의 소수민족 정책에 힘입어 고려인을 위한 민족어 신문은 소련 해체 전까지 《레닌 기치(Ленин киӌи)》를 제외하고는 발달하지 못했다. 사진 속의 《고려신문》은 1997년 독립된 우즈베키스탄에서 고려인에 의해 창간된 민족어 신문이다. 그 밖에 현재 간행되고 있는 고려인의 민족어 신문으로는 카자흐스탄의 《고려일보》가 있다. 2022.09.06. digibobos@newspim.com

"사진작가는 자신만의 언어, 스타일, 테마를 찾아야 합니다. 저는 80년대 중반쯤, 고려인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내가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할 것인가 생각이 들었고, 그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 빅토르 안

고려인의 시점으로, 고려인의 삶과 역사를 포착한 그의 작품들은 한민족 디아스포라 연구에 유용한 자료라는 점은 물론, 지금껏 국내 어디에도 기증·소장된 바 없는 희소한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를 높이 평가하여 <재외한인동포 생활문화조사: 중앙아시아>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22년 5월 빅토르 안으로부터 352점의 사진을 기증받게 되었다. 

■ 익숙한 듯 낯선 고려인 문화

전시는 '일생의례', '세시', '음식', '주거' 등 민속 분야에서 익숙하게 사용되어 온 키워드로, 9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고려인의 생활문화를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안 아나톨랴의 결혼(1979, 우즈베키스탄 시르다리야 주 굴리스탄 시). 결혼식을 마치고 부부가 신랑의 집으로 오는 장면이다. 부부는 인형과 리본으로 장식한 차량을 타고 오고, 신랑의 친족들이 안내하며 춤을 추고 있다. 차가 멈추고 신랑과 신부가 내리면, 친족들은 환영의 의미로 보드카 한 잔씩을 권한다. 2022.09.0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찰떠기' 만들기(1992,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 벡테미르 구역). 고려인들이 '찰떠기(찰떡)' 혹은 '차르또기'이라 부르는 음식을 만드는 모습이다. 떡메로 밥알을 두들기고 뭉개서 만드는 것은 오늘날 한국에서 인절미를 만드는 모습과 같다. 2022.09.0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돌잡이(1994,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 볼셰비크 집단농장). 돌상 위에 놓인 물건 가운데 무엇을 집어 드는지에 따라 아이의 미래를 점치는 풍습으로, 한국에서 행해지는 것과 같다. 고려인의 돌상에는 '찰떠기(찰떡)' 세 그릇과 쌀과 팥이 각각 한 그릇씩 준비된다. 2022.09.06 digibobos@newspim.com

이 사진들이 전달하는 공통적인 인상은 익숙함과 낯섦이라는 모순적인 감상이 공존한다는 점이다. 이는 고려인의 생활상이 여러 문화에 기원을 둔 다양한 삶의 양식들을 자원으로, 상황과 환경에 맞춰 재구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함경도를 비롯한 한반도 동북지역의 전통과, 소련 시절의 민족 정책으로 크게 영향을 받은 러시아 문화, 그리고 우즈베크 족이나 카자흐 족 등 주변 민족들, 그리고 현지의 자연환경 등 다양한 문화적 자원과 요인들의 상호작용이 있었다. 우리가 고려인의 생활상에서 익숙한 듯 낯선 인상을 받는 것은 한국 문화를 바탕으로 어떤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대단히 다른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 '고려사람'이라는 정체성

"옛날에 고려인들은 자신들의 민족적 정체성을 부끄러워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절 우리는 친구들과 하늘 아래 우리들의 자리와 권리를 주먹으로 쟁취했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 빅토르 안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볏논에서 (1979, 우즈베키스탄 나망간 주). 볏논을 배경으로 촬영한 인물 사진이다. 좌우의 농기구를 든 우즈베크인 노동자와 그 가운데 지시하는 고려인 지도자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이는 농업을 통해 인정받은 고려인의 사회적 위치를 보여준다. 2022.09.0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땅집' 옆에 선 안 비탈리(1981,러시아 오렌부르크 주 악불락 마을). 원정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임시로 거처하는 집이다. 원정농업을 하는 가구는 파종하는 3월에 집을 떠나 임대한 농지 근처에 만든 '땅집'에서 머물고, 수확을 하고 난 10월에 원래의 주거지로 돌아온다. 2022.09.06 digibobos@newspim.com

소련 시절 이래로 중앙아시아에서 널리 통용되는 러시아어에서는 한국인도, 조선인도, 고려인도 모두 '까레이치'(Корейцы)이다. 영어의 '코리안'(Korean)처럼 러시아어에서 이들의 구분은 모호하다.

흔히 쓰이는 용어로, 잘 알려진 러시아어 '까레이스키(Коре́йский)'는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한국의'와 같은 것으로 사람을 지칭하는 데 쓰이지는 않는다.

고려인들은 스스로를 '고려사람(Корё сарам)'이라고 말한다. '고려사람'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은 고려인들이 그들 조상들처럼 연해주의 조선인도 아니고, 멀리 떨어진 조국의 한국인과는 구별되는 어떤 다른 범주의 공동체라고 인식한다는 의미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홍범도의 흉상에 꽃을 바치는 고려인(1995, 카자흐스탄 키질로르다 시). 홍범도(Хон Бумдо: 1869-1943)는 일제강점기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이자 대한독립군단 부총재 등을 역임한 독립운동가로, 연해주에 머물며 활동하다 1937년 현재의 카자흐스탄 키질로르다로 강제 이주되었다. 그는 고려인의 자랑이자 존경받는 영웅이다.한국인에게도 홍범도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미 1962년 홍범도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한 바 있고, 2021년에는 홍범도의 유해를 옮겨 와 대전 현충원에 안장하며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재차 추서했다. 2022.09.06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김병화의 흉상에 꽃을 바치는 고려인들(2015,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 김병화박물관) 김병화(Ким Пен Хва: 1905-1974)는 소련의 군인이자 정치가로, 폴랴르나야즈베즈다(Полярная звезда) 집단농장을 지도하며 높은 실적을 기록하여 1948년에 '노동영웅' 칭호를 받았다. 이후 폴랴르나야즈베즈다 집단농장은 이름을 '김병화'로 바꾸고 박물관을 세워 지금까지도 그를 기억하고 있다. 2022.09.06 digibobos@newspim.com

이 고려인 공동체를 떠받치는 것은 분명 이역만리 중앙아시아의 낯선 땅에 끌려와 생존과 정착을 위해 세대를 거듭하며 고군분투해 온 기억이다. 그것은 과거의 조선인도, 오늘날의 한국인도 갖지 않은 고려인만의 경험인 것이다.

전시에 공개된 사진에서 발견되는, 한민족의 전통과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여러 민족의 문화가 융합된 생활상은 고단한 이주와 정착의 서사가 만들어 낸 다채로운 증거이다. 

digibobo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이란 대통령 탄 헬기 추락…'악천후' 탓 수색 난항으로 생사 불명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가 19일(현지시간) 추락했지만 기상 악화로 수색 활동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직까지 생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이란 내무부는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한 헬기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 중부 바르즈건 인근의 디즈마르 산악 지대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국경 인근에 건설한 아라스강의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고 헬기에는 라이시 대통령과 함께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외무장관, 말리크 라흐마티 동아제르바이잔 주지사, 타브리즈 지역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모하마드 알하셰미, 경호원 등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앞서 사고 헬기가 비상착륙 했다고 보도했다가 내무부 확인을 거친 뒤 추락으로 표현을 바꿨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사고 접수 후 구조대 40개 팀을 급파했으나 악천후와 험한 산악 지형 때문에 수시간이 지났지만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헬기 추락 인근 지역에 구조대가 급파됐으나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5.20 kwonjiun@newspim.com 이란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사가 위기"라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고 헬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한 명과 또 다른 탑승자 한 명이 구조대원들과 접촉했다는 증언도 나왔고, 헬리콥터 위치를 파악했다는 보도도 나왔으나 국제적십자사 조직인 이란 적신월사는 보도를 부인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헬리콥터가 추락한 이후 라이시의 안전을 기원한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국정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신께서 존경하는 라이시 대통령과 그의 동료들을 국가의 품으로 돌려주시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이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이라크, 튀르키예 등 인근 국가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은 구조와 수색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헬기 사고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수색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러시아에서는 마리아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이 "실종 헬기 수색과 사고 원인 조사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건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지지하고 있으며 이란이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도 이번 사고를 예의주시 중이다. 백악관은 조지아주를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고를 보고받았다고 밝혔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이시 대통령이 탄 헬기 사고 보도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글을 올려 "이란 대통령과 외무장관을 태운 헬기가 예기치 않게 비상 착륙했다는 뉴스를 보고 있다"며 "EU 회원국 및 파트너들과 함께 상황을 긴밀히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 2024-05-20 05:3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