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거세지면서 SPC 점주들 피해 커져
해피포인트‧해피오더 사용자 수 줄어
"매출 직격탄…가맹점주 피해 모른 척 마라"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SPC그룹 계열사 SPL 평택공장 인명사고로 'SPC 상품 불매운동'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SPC 계열사와 관련 상품들이 계속해서 정리돼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피해는 SPC그룹 보다 가맹점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서울 시내 파리바게뜨 매장은 대부분 한가한 모습이었다. 일찌감치 품절된다는 샌드위치류들도 재고가 넉넉했다. 파리바게뜨 점주는 불매운동에 대해 말하길 조심스러워 했다. 점주 A씨는 "(불매운동) 영향이 없다고 할 순 없다. 본사가 이제라도 대응을 잘해야 한다"며 "불매운동도 점차 나아지지 않겠냐. 혹여나 연말까지 간다면 그건 타격이 클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방보경 인턴기자 = 서울의 파리바게뜨 점포 앞으로 행인이 지나치고 있다. 2022.10.25. hello@newspim.com |
앞서 지난 15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SPC 계열사인 SPL 공장에서 한 20대 여성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허영인 SPC 회장이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하는 대국민 사과문을 내놓았지만, 사과문 발표 이틀만인 지난 23일에는 SPC의 다른 계열사인 샤니 성남공장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해 공분이 커졌다. 이에 시민들을 중심으로 SPC 계열사 불매운동 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SPC계열사에서 상품 구매 시 포인트를 쌓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SPC 멤버십 앱인 해피포인트 이용자 수도 사망 사고 발생 후 8일 만에 19%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SPC의 배달·픽업 서비스 플랫폼 앱 '해피오더'도 해피포인트 앱과 비슷하게 사용자 감소 양상을 보였다.
시민들 사이의 불매운동도 번지는 모양새다. 제품 사진을 찍어 바코드를 입력하면 SPC 계열사의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웹페이지 '예스피씨'가 온라인에 공개됐고,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깜빵집'이라는 웹페이지가 만들어졌다. '깜빵집' 측은 "남양유업 불매 운동을 돕기 위한 서비스 '남양유없'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PC 불매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었고 대체할 품목에 대한 정보도 올라와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파바빵이 아니라 피빵이다"며 "본사가 하는 꼴을 보니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불매하고 동네빵집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용자 B씨는 "불매 길어지면 쿠폰 뿌리면서 사람들 유인할 것 같은데 공짜로 줘도 절대 안먹을 것이다.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다.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는 SPC 브랜드 목록. (사진=트위터 캡처) |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점주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PC 계열 점주들의 한숨 섞인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파리바게트 점주라고 소개한 이용자 C씨는 "불매운동으로 피해보는 사람이 왜 자영업자가 1순위가 돼야 하냐"면서 "책임자 처벌하고 퇴진하도 등 돌린 사람들이 다 돌아오진 않을 것 같다. 매출이 반 토막 나보니 정신차리겠다"고 했다.
이밖에도 '가맹점주 피해 모른척 하지마라', '불매운동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건 개인, 자영업자, 점주님들이다', '매출 완전 직격탄 맞았다' 등의 글이 많았다.
SPC그룹은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보게 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를 지원하기 위해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와 논의해 일부 빵 종류에 대한 반품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 본사는 완제품 형태로 납품하는 소보루빵·단팥빵·식빵 등 13종에 대한 반품을 허용할 방침이다.
SPC 관계자는 "본사 측에서 유통기한 내에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재구매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다만 가맹점주협의회 측에서는 13종의 빵 이외에도 판매 중인 다른 제품에 대한 손실보상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점포마다 취급하는 빵 종류가 200가지는 되는데 13종에 대한 보상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