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사회서 재무구조 개선안 결의 계획
부채비율 600%대에서 300%로 떨어져
연내 임원 인사· 조직 개편...해외사업 강화 초점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7년 만에 주인이 바뀐 쌍용건설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글로벌세아가 두바이투자청(ICD)으로부터 쌍용건설 지분 인수와 함께 지원키로 한 유상증자다. 이번 조치로 자본금이 늘어 쌍용건설 부채비율은 기존 600%대에서 300%대로 낮아진다. 신용등급 상향, 금융이자 감소 등 기업 건전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상증자 계획이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글로벌세아는 이르면 연내 쌍용건설의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에 나설 방침이다. 현 김석준 회장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 20일 이사회서 1500억 유증 결의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오는 20일 오전 9시 이사회를 열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글로벌세아는 쌍용건설의 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최대주주인 두바이투자청에 지분 90%에 대한 매입 대금을 지급하고, 쌍용건설에는 유상증자 형태로 자금을 직접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서울 신천동 쌍용건설 본사 모습. |
이번 유상증자는 최대주주인 글로벌세아의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발행가액은 1주당 5000원으로, 보통주 3000만주를 발행한다. 발생목적은 운전자금 마련이다. 이외에 이사 선임, 감사 선임, 정관 일부를 변경하는 안건이 다뤄진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쌍용건설의 자본금은 1363억원(2021년 말 기준)에서 2863억원으로 늘어난다. 부채총계가 8657억원으로 쌍용건설의 부채비율은 634%에서 302%로 낮아진다. 모기업의 유상증자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말 두바이투자청이 자본금 감소를 해소하기 위해 621억원을 유상증자로 긴급 수혈한 바 있다.
기업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쌍용건설은 해외사업 손실과 국내 신규사업 부진에 자금 압박이 적지 않았다. 영업활동 흐름이 악화되고 작년에는 영업손실 1108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이 치솟아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5월 쌍용건설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도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BBB는 부도 가능성이 낮은 '투자적격 등급' 마지노선으로 BBB-를 넘어 BB등급으로 낮아지면 부도 가능성이 있는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분류된다. 회사채 발생뿐 아니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을 받기도 어렵다.
◆ 해외사업 강화하는 임원인사·조직개편도 단행
쌍용건설의 유상증자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이르면 이달 말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회사 대표이사는 김석준 회장 현체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두바이,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김 회장의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한 데다 인수합병(M&A) 초기 조직 안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조직 개편은 해외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류 제조·판매회사인 글로벌세아는 세아상역을 주축으로 제지회사 태림페이퍼,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전문기업 세아에스티엑스(STX)엔테크 등 10여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4조2000억원이다.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니카라과공화국, 아이티 등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추가적인 공장 증설에 나서는 상황에서 쌍용건설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등에서 사업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끝나면 기업 내 재무 건전성이 한층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모기업과 사업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조직 개편으로 내년에는 영업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